파생상품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장내 파생상품시장은 보다 다양한 파생상품이 활발히 거래될 수 있도록 공급·수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정비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와 투명성 제고에 집중하고 과거와 같은 시장 과열양상으로 이어지기 쉬운 양적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는 지양한다. 장외 파생상품시장에 대해선 글로벌 논의 동향에 부합하도록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한편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해선 증권사 및 시장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파생상품 투자펀드 등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체상품을 활성화한다./금융위
앞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기초로 한 선물 등 다양한 파생상품이 상장된다. 위험관리 성향과 투자방식에 맞게 투자자 진입규제 등도 합리화된다.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80세 이상 고령 고객의 경우 일정 기간 내 청약을 청회할 수 있도록 한다.
22일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ELS 등 파생결합증권 시장을 건전화하는 파생상품시장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 상장된 파생상품은 31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주가지수 상품에 17개가 편중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ETF 기초 선물을 비롯해 초장기 국채선물과 미니 달러 선물 등 다양한 신규 상품의 상장을 허용키로 했다. 국내 투자 수요가 높은 인도와 홍콩 주가지수나 원유 등을 기초로 한 해외 주요 파생상품의 국내 상장도 추진된다.
◆해외상품 국내 상장 추진 등 시장 다양화
당국은 파생상품을 활용한 세밀한 헤지(위험회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코스피 200 상품의 거래승수(거래단위)를 5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낮추는 등 주가지수 파생상품의 선물·옵션 거래 단위를 글로벌 파생상품 수준으로 인하한다. 개별주식 옵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종목 수를 늘리고 거래단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과 현재 지나치게 높은 기본예탁금이나 교육의무 수준을 완화해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 등도 함께 추진된다.
옵션상품 중 손실 위험이 제한적인 '옵션 매수(콜)'에 대해선 기본예탁금이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진다. 투자자가 기본예탁금 없이 보유한 현물자산 범위 내에서 헤지 목적으로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헤지 전용계좌도 도입된다. 의무교육 시간은 기존 30시간에서 상품별로 10시간 또는 20시간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해외 투자자가 국내 장내 파생상품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외국인 통합계좌도 마련된다.
이 외 파생상품의 상장 절차는 간소화한다. 현재는 새로운 기초자산을 사용하는 파생상품을 상장하기 위해선 개별 상품마다 금융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번 개선으로 앞으론 기초자산의 기본 범위만 금융위가 승인하고 개별 상품은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상장을 결정하게 된다.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등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
당국은 이와 함께 ELS와 기타 파생결합증권(DLS)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한다. 증권사 등을 상대로 하는 ELS와 DLS 발행과 헤지운용 리스크에 대한 주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고 증권사 등 헤지운용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ELS 운용자산과 고유재산을 명확히 구분 관리하도록 한다.
또한 최초 투자자나 투자 부적합자, 고령자 등에 대해선 판매 과정 녹취가 의무화되고 청약 후 일정 기간(2일 이상) 내에 철회할 수 있는 숙려기간이 부여된다.
뿐만 아니라 상품 광고 심의를 보강하고 판매인의 상품 숙지 의무를 강화한다. ELS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인 상장지수증권(ETN)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장요건을 정비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 외 장외 파생상품시장의 위험 관리체계도 구축된다. 국내 적격청산소(CCP)를 통해 청산할 수 있는 거래를 원화 이자율스와프(IRS)에서 내년에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으로 확대한다. 오는 2018년 이후에는 기타 외화 IRS와 신용부도스와프(CDS)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장외 파생상품 거래 시 리스크 관리를 위해 교환되는 증걱므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당국은 국내 시장상황을 고려하여 전자거래플랫폼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1996년 문을 연 국내 파생시장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지만 상품 종류가 한정되어 있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상품을 다양화하고 시장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와 이번 방안 시행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