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 우리나라 가계 빚이 지난달 말 현재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대출이 '역대급'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4분기 이래 잔액기준 최대 규모다. 10월 중 은행 가계대출이 7조500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3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1257조6000억원 대비 38조2000억원(3.0%) 증가한 규모다. 전분기 33조9000억원보다 4조3000억원이나 많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 증가액 38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116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30조9000억원(11.2%)이나 급증했다. 1년간 증가액만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 8월 25일 주택공급을 축소하고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지만 증가세를 완전히 꺾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3분기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1227조9000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36조2000억원(3.0%)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36조5000억원에 이어 2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금융권별로 살피면 예금은행은 60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3분기에만 13조4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43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기타대출은 170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8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새마을금고·농협·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7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1000억원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정부의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는 3조7000억원 증가한 1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대출은 16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5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관별로는 새마을금고가 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9000억원 대비 5000억원 늘었다. 보험·증권·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은 7조9000억원 늘어 3분기 말 잔액 34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