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이 감열지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기 위해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를 합치기로 했다.
한솔제지가 한솔아트원제지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특수지에 속하는 감열지는 열에 반응하는 종이로 열을 가할 경우 해당 부분이 검은색 등으로 바뀌어 글씨를 알아볼 수 있다. 감열지는 영수증, 팩시밀리 용지, 감열식 프린터 용지 등으로 활용된다.
27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는 지난 2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한솔제지가 1, 한솔아트원제지가 0.0906618이다. 한솔제지가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한솔아트원제지 주식과 교환하게 된다.
장항, 대전, 천안 등에 공장을 갖고 있는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을 주로 제조, 판매하고 있다. 연간 총 생산량은 138만톤(t)에 달한다. 지난해 내수 시장 기준으로 한솔제지는 산업용지에서 약 40.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하고 부가가치도 크지 않은 인쇄용지에서는 1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5116억원의 매출과 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솔아트원제지는 인쇄용지와 출판지가 전체 생산의 95%(매출액 기준) 가량을 차지한다. 통상 인쇄용지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높아 이익이 들쭉날쭉하고 부가가치도 낮아 사양산업으로 꼽힌다.
2015년의 경우 3656억원의 매출액, 128억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에서 손실을 본 것도 이런 시장 상황과 무관치않다.
업계에 따르면 인쇄용지의 경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연간 평균 3.5% 정도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20년까지 연간 4.5%씩 줄어들 전망이어서 제지업계 모두 인쇄용지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한솔아트원제지도 올해 5월 말 경기 오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적자 사업장을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한솔제지가 신탄진공장 등을 갖고 있는 한솔아트원제지를 합병해 선택과 집중을 꾀하기로 한 것이다.
한솔이 이를 통해 승부를 건 분야는 특수지 중에서도 감열지다.
한솔제지는 이번 합병을 통해 한솔아트원제지가 보유하고 있는 신탄진공장에 내년부터 투자를 본격화해 약 485억원을 들여 감열지 생산라인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이렇게하면 신탄진공장에선 연간 13만3000t의 감열지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한솔제지의 감열지 생산라인까지 포함하면 연간 32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되는 셈이다.
현재 감열지 분야에선 일본의 오지제지가 글로벌 1위, 독일의 쾰러(Koehler)사가 2위다. 하지만 한솔제지는 2019년부터 '연간 32만t'으로 이들 경쟁사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게된다.
업계 추산으로 감열지 시장은 연간 4.2~6.8% 가량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라벨 용도의 아시아 감열지 시장은 7% 이상의 고성장 행진을 하고 있다. 감열지가 다품종 소량생산이긴하지만 부가가치가 높다보니 전망이 좋은 것이다. 게다가 인쇄용지나 산업용지에 비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경쟁력도 있다.
한솔제지 이상훈 대표이사는 "이번 합병은 제지산업 내에서의 생존 차원과 함께 특수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양사간 공감대 형성과 전략적인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합병 후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감열지 분야 세계 1위 지위를 확보해 2020년엔 매출 2조, 영업이익 16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솔제지가 지난해 감열지 등 특수지 부문에서 거둔 매출 비중은 25.7%다. 하지만 올해 3·4분기 들어선 28.95%까지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추세다. 이번 합병 결정과 추가 투자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특수지 매출 비중은 향후 더 올라갈 전망이다.
한편, 양사는 내년 1월25일 각각 합병 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3월1일자로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