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모델이 '우리KT 꿀데이터통장'을 소개하고 있다. / KT
이동통신사가 은행과 손잡고 데이터 특화 상품 등 제휴를 통해 핀테크(IT와 금융의 결합) 서비스를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단순하게 통신관련 금융상품을 내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비즈니스 제휴를 강화하거나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결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수수료 면제 받고, 데이터 받고…'1석2조' 효과
28일 KT는 우리은행과 제휴해 '우리KT 꿀데이터통장'을 출시했다.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와 은행 수수료 면제 혜택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용 중인 LTE 요금제에 따라 LTE 데이터를 3개월간 추가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KT LTE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누구나 1인 1계좌로 통장 가입을 할 수 있다. 요금제별로 ▲5만3900원 이상 1500MB ▲3만1900원 이상~5만3900원 미만 700MB ▲3만1900원 미만 300MB의 데이터가 연속 3개월간 추가로 제공된다.
우리은행 수수료 혜택도 쏠쏠하다. 전월에 이 통장에서 KT 통신비 납부실적이 있는 경우 매달 전자금융 타행 이체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수수료가 월 30회까지 면제된다.
KT 마케팅부문 통합CRM담당 이원호 상무는 우리KT 꿀데이터 통장에 대해 "금융 이용에 대한 고객 편의는 물론, LTE 데이터 제공으로 모바일 이용 고객의 니즈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개발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신한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데이터 제공 상품을 내놓았다. 금융혜택과 통신데이터를 제공하는 '신한 T주거래 통장 및 적금' 상품이다. SK텔레콤 고객은 '신한 T주거래 통장'을 통해 통신비를 자동이체 하면 전자금융 수수료와 ATM 인출 수수료를 면제 받는다. 가입 후 3개월 동안 고객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 50%를 추가로 제공받는다.
LG유플러스는 KB금융그룹과 손잡고,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리브메이트'를 지난 20일 출시한 바 있다. 7개 KB금융 자회사 간 거래 실적에 따라 카드포인트인 포인트리를 적립할 수 있으며,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의 온라인 콘텐츠도 구매할 수 있다. 또 통신사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신 이용 실적 정보를 신용도 평가에 이용, KB국민카드 대출 상품 이용시 우대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이 들어가는 약정기간 동안 이동통신사와 은행·카드사 모두 일정 금액을 이용하는 고객을 유치해 윈윈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51대 49로 합작투자한 '주식회사 핀크' 로고. / SK텔레콤
◆이통사, '핀테크' 패권 경쟁도 치열
이동통신사와 대형 은행의 결합은 단순 서비스 출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통신업체의 IT·통신 기술과 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촉매로 떠오른 핀테크 서비스 경쟁의 선두를 잡으려는 것.
특히 KT가 주도하는 인터넷 전문 은행 'K뱅크'는 출범을 앞두고 있어 통신시장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온라인 상에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다. 지난해 11월 우리은행 등과 KT가 뛰어들었다.
SK텔레콤도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지난달 합작투자회사인 '핀크'를 공식 출범하며 핀테크 서비스 경쟁에 가세했다. 자본금 500억원 중 하나금융지주가 51%, SK텔레콤이 49% 비율로 출자했다.
주식회사 핀크는 내년 상반기부터 SK텔레콤의 모바일 플랫폼 기술력과 빅데이터 분석 역량,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의 다양한 금융상품과 금융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모바일 자산관리 ▲계좌기반 서비스 ▲P2P 금융 등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향후에는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주력하며 글로벌 연계 금융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