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금융회사(IB)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운영자금 1조692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3만3840주, 1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이다.
이에 따라 초대형 IB 자기자본 기준인 4조원을 확보하게 됐다.
회사측은 이번 증자가 단순한 중개업무 기반의 증권업을 넘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기업금융(IB) 및 실물경제의 자금공급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 발행어음과 법인 외국환 업무 등의 신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특히 초대형 IB 육성방안 중 가장 주요한 혜택으로 평가 받는 발행어음 허용은 RP, ELS·DLS 등 기존 자금운용 상품 대비 운용제약이 완화돼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증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기업금융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우리은행 지분 4% 인수에 성공했고, 내년에는 한국금융지주가 57%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가 출범할 예정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새로운 금융사업, 카카오뱅크의 범국민적 네트워크, 우리은행의 전국적 판매채널 등 각 사가 보유한 서로 다른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주요 사업분야에서의 시너지 극대화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도전 DNA'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또 한번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며, 나아가 국민의 자산 증식에도 크게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초대형 IB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합병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다.
그 뒤를 NH투자증권(4조5000억원)과 내년 초 출범하는 KB투자증권·현대증권 합병 법인(3조9500억원·양사 자기자본 단순 합산)이 쫓고 있다.
삼성증권은 자사주 10.94%(2900억원 규모)를 삼성생명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기자본을 3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삼성증권 등도 자사주 매각을 통해 4조원 기준에 가까워진 만큼 대형 5개 증권사가 모두 초대형 IB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