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일가의 주식 보유 현황 자료=각사, 유안타증권
삼성전자가 현실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내놨다는 평가다.
29일 삼성전자는 이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 증시 상장의 기대 효과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또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 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 올해 총배당 규모를 4조원 규모로 작년보다 30% 가량 늘리고 분기 배당 실시, 거버넌스 위원회 신설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며 167만7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8.63% 급락한 1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발표안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 계획도 상식적인 수준"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나쁘지 않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예상된 수준의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지배주조 개편 문제도 시간이 미뤄져 아쉽지만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계열사 간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삼성이 지주회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데 큰 이견은 없다. 문제는 시점과 어떻게 이뤄질 지 여부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설립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비금융계열사들의 일반지주회사 설립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허용 시 상기 2개의 지주회사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최종지주회사 설립의 3단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지주회사 구축 방법은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삼성물산을 분할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투자 부문을 금융지주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계열사는 물산금융지주와 물산사업회사의 지분을 각각 40.26% 보유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삼성생명을 생명지주회사와 생명사업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이다. 금융지주사가 되면 금융 부문 출자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금융지주회사→타 금융 계열사'로 바뀐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43%이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지주회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최대 주주여서는 안 된다. 삼성생명이 2대 주주가 되려면 7년(금융지주회사법) 내에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2대 주주는 삼성물산(4.18%)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 지분 1.63%를 삼성물산에 넘기면 두 회사는 각각 지분 5.8%와 5.81%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 지위가 바뀐다. 수 조원 대의 자금이 문제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전자의 특별 자사주 매입 이후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 관련 관심이 커질 것이다"면서 "최근 정치적 혼란 속에 시장의 주요 관심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속도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