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주주들에게 4조원을 배당한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이사회 확대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에 ▲자사주 가치 실현 방안 ▲특별현금 배당 및 지속적인 주주환원 등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번 이사회의 주주환원정책 발표는 이에 대한 답변이다.
공개서한에서 엘리엇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75%를 주주에게 환원하라며 특별배당 30조원을 요구했다. 이 경우 배당금은 주당 24만5000원이 된다. 장기적인 성장보다 당장의 높은 수익을 원하는 헤지펀드의 특성이 담겼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설투자와 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순현금 보유 규모를 65조~70조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현금 78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의 무리한 요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도 주주환원 정책은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들에게 4조원을 배당한다. 지난해 3조1000억원 대비 30% 늘어난 규모다. 주당 배당금 역시 전년 대비 36% 증가한 2만8500원이 된다.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50% 가운데 배당에 쓰고 남은 재원은 자사주 매입에 활용된다. 전년에서 이월된 8000억원과 함께 내년 1월 말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며 매입 자사주는 전량 소각된다.
삼성전자는 분기별 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별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한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2017년부터는 분기마다 1조원씩 배당이 이뤄진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사업에 대한 적기 투자 기회 확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 자산 활용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사장도 "적정현금규모를 초과하는 부분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주주환원에 반드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배당 확대로 엘리엇은 25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전망이다. 지난달 5일 삼성전자에 공개서한을 보낼 당시 엘리엇은 삼성전자 보통주 76만21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당시 기준으로 지분율 0.62%에 달한다.
주가 상승분도 감안하면 엘리엇의 이득은 더욱 커진다. 서한을 보내기 전인 지난달 4일 삼성전자 주가는 161만원 수준이었다. 공개서한 발송 후 삼성전자 주가는 171만6000원까지 올랐으며 29일 종가 역시 167만7000원으로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