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측은 30일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대해 "향후 회사에 건설적인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엘리엇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탈과 포터 캐피탈은 이날 '삼성전자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대한 입장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블레이크 캐피탈과 포터 캐피탈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개략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향후 회사에 건설적인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기업 지배구조 검토 후 보다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며, 삼성과 협력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엘리엇의 행보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신영증권 김은진 연구원은 '양의 탈을 쓴 엘리엇'이라는 보고서에서 "폴 싱어 회장이 무한책임사원(general partner)으로 지정돼 있는 엘리엇을 통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국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것을 리스크가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현재 엘리엇이 삼성전자 경영에 개입하는 취지가 단기 수익 극대화일지 아니면 공생일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엘리엇 측은 지난달 초 블레이크 캐피탈과 포터 캐피탈을 통해 ▲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 ▲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 30조원의 특별 현금배당 ▲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등 4가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냈다.
삼성전자는 전날 잉여현금흐름의 50% 주주환원, 향후 6개월간 지주회사 전환 검토, 글로벌 기업 출신의 사외이사 1명 이상 추천과 거버넌스 위원회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엘리엇 측이 제안한 4대 요구사항 중 나스닥 상장을 제외한 3가지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