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증권>시황

신용강등 리스크 커진 기업, 트럼프-옐런-중국 등 3대 악재까지

영업현금흐름 변동성 지표와 등급상하향

자료=나이스신용평가*분석의 대상기간은 재무제표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1998년부터 2015년(무보증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 기준) 681개 기업의 1만3259건 등급 데이터*GCF(총영업현금흐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성적표 민낯이 드러나면서 기업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실적이 기업 신용등급에 적잖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추락하면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고금리를 제시해야 하고, 이도 안 되면 은행이나 제2 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특히 빚 더미에 앉은 한계기업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정부의 좀비기업 솎아내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어서다..

◆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 0.48배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92조527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9% 줄었다. 순이익은 20조7591억원으로 6.40%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111.12%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재무 건전성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은 95곳으로, 15.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가구·음료·식료품·의약품·석유정제품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부동산 및 임대업,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등 8개 업종의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반면에 운수업 등 나머지 29개 업종은 하락했다.

실적 부진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강등이 예상된다. 경험적으로도 4~6월, 10~12월에 신용등급 하락이 많은 계절성을 보였다. 신평사들이 3월 말까지 발표된 결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한 4~6월 평정을 하고 있고, 8월 말까지 발표되는 반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10~12월 등급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문창호 한국신용평가(한신평) 연구원은 최근 '2017년 한국 신용전망 콘퍼런스'에서 "중국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한국 기업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의 사업재편 및 재무정책 조정 시 글로벌 산업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만으로는 앞으로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조선업종은 수주 절벽으로 부정적 효과들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발주처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택 분양 리스크와 해외 미청구공사 등의 부실로 일부 건설사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별로는 이랜드·두산·한진·현대중공업·동국제강·금호아시아나 등 6개 그룹이 그간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며 "내년은 이들 그룹의 신용도가 좌우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롯데·CJ·한화그룹 등은 인수합병(M&A), 투자 수익이 신용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신용등급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KIS채권평가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말 현재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48배이였다. 등급 상향이 14개, 하향이 29개였다.

실증분석에서도 영업이익 지표와 신용등급의 변동은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나이스신용평가 오슬아 선임연구원은 "영업현금흐름 변동성지표를 볼 때 변동성이 증가했을 경우 등급하향이 더 빈번하게 일어났다"면서 "특히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매출액의 변동성이 증가했을 때 등급이 하향된 건이 등급이 상향된 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감소했을 때에는 등급의 상향건이 하향건보다 많은 편이나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신용등급 상하향배율 자료=KIS채권평가, 신한금융투자



◆ 자금 조달 차질 우려

"선뜻 자금조달을 해주겠다는 금융회사가 없다. 잘못했다간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처지도 이해가 간다."

한 중견건설사 자금조달 임원의 하소연이다.

회사채 시장 전반에 온기가 돈다는데 이 곳엔 증권사 직원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올해 돌아온 빚은 급전으로 막았지만 앞으로 돌아올 만기를 어떻게 넘길 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적부진에 신용 강등 우려까지 커진 기업들의 고민은 더 커진다. '신용등급 하락→자금조달 금리 상승→투자 어려움→실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창호 연구원은 "내년 약 31조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중 건설과 조선, 철강, 해운, 항공 등 5대 취약 업종분을 합치면 총 10조원으로 차환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긍정적' 등급전망을 보유한 업체(11곳)보다 '부정적' 전망을 갖고 있는 업체 수(27건)가 많은 점도 등급 하향세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기업 신용리스크는 가계나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신용등급 하락→투자 위축→실적 악화→소비 위축→경기 침체'의 악순환 고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수출 부진 등으로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더욱 부채질한다.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터진 잇따른 악재는 이미 한국경제에 그늘을 드리웠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에 치명타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그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응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