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수출 부진 속에서도 유통과 식음료, 화장품업계가 수출 부문에서도 괄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K뷰티를 해외시장으로 전파하며 2억불 탑을, 이마트는 유통업계 처음으로 2000만불 탑을, 농심은 라면업계 최초로 1억불 탑을 각각 받았다. 유통분야가 수출전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이마트, KT&G, 농심 등 국내 유통업계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3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각각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무역의날 행사에선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의 무역액을 집계해 상을 수여했다. 수출의 탑은 기업이 연간 100만달러(한화 약11억7000달러)를 올릴때마다 수여하는 상으로 수출실적 성장의 지표가 된다.
K뷰티 수출이 날개를 달면서 선두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처음으로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2억8495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년(1억9710만달러)보다 약 45% 급증한 수치다.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로 두각을 나타낸 LG생활건강 역시 3년 만에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LG생활건강은 해당 기간 2억7000만달러의 수출액을 달성, 2013년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후 3년 만에 앞자리 수를 바꿨다.
이마트는 2000만불 탑을 받았다. 유통기업이 2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는 것은 이번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었다.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지난해(81억원)보다 약 4배 늘어난 320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마트는 내년 수출 목표액을 올해보다 210억원 늘린 530억원으로 잡고 수출국도 2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수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회사가 가진 매입 능력을 적극 활용, 상품 경쟁력이 우수한 한국 상품 확보에 모든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G는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KT&G는 '에쎄(ESSE)' 등의 판매 호조와 신시장의 견조한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약 7억6400만불(약 8000억원)을 수출해 '7억불 수출탑'을 수상하게 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수치다. KT&G의 수출탑 수상은 지난 2002년 1억불을 시작으로 2004년 2억불, 2006년 3억불, 2008년 4억불, 2011년 5억불에 이어 6번째다.
KT&G는 1988년에 담배 수출을 시작한 이래 현재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5400억 개비에 달한다. 수출금액은 66억불에 육박한다.
KT&G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출 확대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머지않은 시일 내 '10억불 수출탑' 수상은 물론 국내 대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라면업계 최초로 1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국내 라면업계에서 연간 수출 규모가 1억달러를 돌파해 수출의 탑을 받은 것은 농심이 처음이다. 1억달러 수출의 탑은 식품업계 중에서도 농심이 유일하다.
농심은 올해 해외사업 전체 매출에서 6억4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8억달러, 2018년에는 10억달러까지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에는 전체 매출 목표 7조원 중 40%를 해외시장에서 이루겠다고 밝혔다.
농심의 주력제품인 신라면은 현재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국내 단일 식품브랜드 중 최초로 누적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280억봉에 달한다.
농심 관계자는 "1억불 수출의 탑 수상은 한국의 맛을 전한다는 전략이 세계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