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조직을 재정비하고 경영정상화에 나선 CJ헬로비전이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들고, 본격적으로 케이블TV 산업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J헬로비전은 6일 경남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하나방송'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이 M&A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 강원방송 인수 이후 2년 만이다. 회사는 2000년 연매출 50억원 규모인 양천방송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기준 23곳을 인수, 연매출 1조2000억원을 넘어선 바 있다.
이번에 인수한 하나방송은 디지털케이블방송과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사업자다. 경상남도 창원시(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 지역을 포함해 총 3개 시, 1개 군을 사업권역으로 하고 있다.
이날 오전 CJ헬로비전과 하나방송은 주식매매계약 관련 내용을 결의하고, CJ헬로비전이 총 225억원에 하나방송 인수 및 소유·경영권을 취득하는 데 합의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이사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을 다시 점화하고, 새로운 동력을 창출할 신수종사업으로 케이블 '퀀텀점프(대약진)'의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성 기반의 '넥스트 케이블'을 이끄는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 주인으로 거듭나겠다"라고 시장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번 M&A를 통해 그간 CJ헬로비전과 하나방송의 서비스 경쟁 권역이었던 경남 일부 지역은 CJ헬로비전의 사업권역으로 바뀐다. 이로써 CJ헬로비전은 전국 78개 케이블방송 사업권역 중 23개 권역에서 24개 SO를 거느리게 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CJ헬로비전이 내부안정화 이후 시도하는 첫 번째 행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며 "케이블사업자의 독자생존 의지를 드러내고, 미디어 시장 새판짜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CJ헬로비전이 하나방송을 인수하며 다시 공격적인 M&A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CJ헬로비전이 3개월 간 추진해 온 경영정상화 다음 단계로 사업 전 영역에서의 규모 확대를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사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지난 15년간 20여 개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인수합병하며 꾸준히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라며 "이번 M&A가 케이블산업 내 시장재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추가적인 인수합병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업계 전체의 위기극복을 위해 '원케이블' 전략 실행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J헬로비전은 지난 10월 케이블방송사업자들과 케이블TV 산업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업계 공동으로 '홈IoT', '미디어커머스', '홈케어' 등 스마트 융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내년 초 SO별 통합된 '지역채널 브랜드'로 모든 케이블TV 지역채널의 인지도를 높이고, 권역별 지역성 구현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방송 본연의 경쟁력인 화질 고도화에도 속도를 낸다. CJ헬로비전은 현재 SDV 기술의 적용으로 풀 HD 채널을 제공할 수 있으며, HDR(하이 다이내믹레인지), 4K UHD 방송 확산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