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W 극장가, 한국은 코미디·할리우드는 판타지
2016년 하반기 극장가에 '웃음과 판타지'로 중무장한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답답한 현실을 잠시 벗어나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영화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웃음&판타지' 열풍에 포문을 연 영화는 '럭키'였다. 앞서 10월 개봉한 '럭키'는 극중 카리스마 넘치는 킬러로 분한 유해진이 기억상실증에 걸려 무명 배우와 운명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자극적인 내용 없이 코미디 장르의 본분인 유쾌한 웃음을 시종일관 유발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럭키'의 흥행 기세를 이어받은 작품 역시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형'이다. '형'은 조정석, 도경수의 브로 케미스트리를 앞세운 코미디. 15년간 연락 없이 지냈던 형제가 동생의 불의의 사고로 다시 만나 화해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형'은 지난달 23일 개봉 후 누적 관람객 237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개봉 후 1주가 지나면 흥행 기세도 한풀 꺾이는 것이 통상인데 반해 '형'은 신작들의 공세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형'이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데는 전 연령층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웃음 속에 형제애라는 따뜻한 감성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를 능수능란하게 연기해 낸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의 달인 조정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0월 이후 한국 영화의 흥행 코드가 '웃음'이었다면, 외화는 '판타지'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럭키'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스튜디오 히어로물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높은 관심에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인기가 더해지며 누적 관객수 540만명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신경외과 의사가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깨닫고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세상을 구원하는 히어로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다.
이후 개봉한 '신비한 동물 사전' 역시 개봉 이후 꾸준히 관객 몰이로 누적 관객수 420만명을 웃도는 등 현재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작품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영국의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온 성인 마법사 에디 레드메인의 모험과 여정을 판타지하게 그려냈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스토리와 동화적인 설정이 답답한 현실을 극장에서나마 잊게 해 주는 힐링 무비가 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