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최대규모 가전 전시회 IFA 201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 퀀텀닷 SUHD TV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기술이 유럽 UHD 방송 표준으로 채택됐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유럽 디지털영상방송(DVB)자문위원회가 UHD 2단계 방송 규격을 발표했다. DVB는 유럽 내 방송 송수신 기술 표준을 정하는 국제기구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도 방송 표준으로 DVB 규격을 사용한다.
2014년 1단계 규격 발표에 이어 2년여 만에 이뤄진 이번 발표에서는 오픈 플랫폼 HDR 기술인 'HDR10'과 'HLG(Hybrid Log Gamma)'를 유럽의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 채택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기술은 UHD TV 방송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50/60Hz 이상의 초당 프레임수(Frame Rate)를 지원해 움직이는 사물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HDR은 밝은 부분을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해 영상의 입체감을 높이고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화면을 만드는 기술이다. HDR10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UHD 얼라이언스가 채택한 기술로 섬세한 화질 표현이 가능해 헐리우드 영화사들과 넷플릭스, 아마존 등 콘텐츠 배급사에서 널리 사용된다.
HLG는 화면을 세밀하게 재현하기 위한 메타데이터(Metadata)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스포츠 경기, 뉴스 등의 후작업을 하지 않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데 유리한 방식이다. 영국 BBC가 처음 제안했고 삼성전자가 2014년부터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두 기술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럽 방송 표준 채택으로 HDR 기술 주도권이 오픈 플랫폼 기술로 넘어 왔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유럽 시장 내 UHD HDR 방송에서 오픈형 기술이 사용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 방송 규격에 이 기준을 채택한 영국을 비롯해 2017년에는 DVB 규격을 기반으로 북유럽 3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에서 국가별 UHD 방송 기술 규격 결정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오픈 플랫폼 HDR 기술은 참여 업체가 늘어날수록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국내외 방송사들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HDR 기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