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3장을 잡아라."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티켓 3장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쟁에 뛰어든 유통 대기업들은 각각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며 '합격'을 자신하고 있다. 후보 업체들은 수 천억 원, 수조 원에 이르는 관광 투자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면세점 수익의 사회 환원도 약속하고 나섰다.
신세계디에프와 롯데면세점, 현대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 등 후보 업체들은 5분간 주어지는 PT(프레젠테이션) 준비 집중하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14일 관세청은 오는 17일 신규사업자 선정을 위해 시내면세점 입찰 특허심사위원단 명단을 확정했다. 심사위원들은 15일부터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합숙에 돌입한다.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개별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에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단체 관광객에 집중했지만 이번에는 개별 관광객이 타깃이다. 신규 면세점을 얻으려는 유통 대기업들이 강남권 면세점이 몰려 있는 것도 원인중 하나다.
◆유통 파워甲, 롯데·신세계·현대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은 강남에 있는 백화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웠다. 백화점과 대형쇼핑몰 등 집객효과가 보장된 입지에 면세점까지 입점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을 관광과 문화, 상생의 3대 메카로 만들어 관광한국의 미래를 열겠다고 강조하며 향후 5년간 2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1년까지 방한 외국인의 17%에 이르는 1700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3만4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7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내겠다는 각오다.
월드타워점은 1만7334㎡(5253평)의 면세점과 지상 500m라는 세계 최고 높이의 전망대를 갖춘 쇼핑몰이다. 또 기네스북에 등재된 멀티플렉스 영화관, 국내 최장 길이 수중터널 아쿠아리움, 국내 최초 빈야드 스타일 콘서트홀 등 관광문화시설도 수준급으로 갖췄다.
석촌호수에 건축할 예정인 하모니 음악분수는 물론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러버덕프로젝트, 2015년 판다1600플러스프로젝트, 2016년 슈퍼문프로젝트 등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덧입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재방문율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반포 센트럴시티 일대.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신세계 또한 면세점을 문화와 예술, 관광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향후 5년간 35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는 강남점 일대 반포 센트럴시티 일대를 예술의 거리와 복합문과 공간으로 만들어 해외 관광객들에게 '랜드마크'를 넘어 '마인드 마크'로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예술의 전당부터 반포대로, 세빛섬까지 총 4.6km를 예술의 거리로 연결하는 보행로 조성 ▲악기마을 골목길 보행로 개선 및 가이드맵 개발 ▲서리풀공원 복합문화 공간 주변 조경 및 보행로 구축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서초와 강남, 이태원 등지에 프리미엄 레스토랑을 합리적 가격에 체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고메 페스티벌', 의료 관광 서비스 '메디컬 투어' 등의 관광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향후 강남점에 면세점이 오픈하면 2018년 기준으로 2015년 대비 88% 증가한 83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향후 5년간 총 7조5000억원의 관광진흥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하는 현대면세점은 백화점 매출액이 제일 많이 나오는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현대면세점은 향후 5년간 총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관광인프라 개발에 300억원, 지역문화 육성 100억원, 소외계층 지원 1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앞에 '강남돌 테마파크'를 만든다. 한류를 이용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포토존을 마련한다. 또 압구정동에서 청담동까지 대형 연예기획사가 밀집된 지역에 '한류 스타거리'를 강남구청과 협의해 무역센터점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면세점은 무역센터점 8층부터 10층까지 리모텔링해 특허면적 1만4,005㎡(4244평)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특허 심사때 계획했던 면적보다 약 17%가 늘었다.
매장면적 중 40% 이상은 국산품 매장으로 구성한다. 특히 K-뷰티·K-패션·K-푸드·K-한류 콘텐츠 등 4가지 테마로 한 '한류 체험 공간'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류 문화 및 쇼핑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유일 '강북' 워커힐면세점
부활을 꿈꾸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도 최근 50억원을 투자해 업무처리 속도, 마케팅
활용 측면에서의 성능과 안정성이 업그레이드된 면세 운영 시스템을 개발, 통합 테스트까지 완료하며 시내면세점 특허 취득 이후 즉각적인 매장 오픈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면세 운영 관리 시스템을 통해 SK네트웍스는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 후 바로 브랜드들이 상품 입점을 통해 1~2개월 내 특허 상실 전 수준의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SK네트웍스측은 설명했다.
또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동북권 관광벨트를 구축하는 등 복합 리조트 사업을 차별화된 전략으로 내세웠다.
◆HDC신라, 2030타깃 IT면세점 제시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2호점 후보지로 내세웠다.
HDC신라는 삼성의 IT 기술을 면세점에 총출동해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 기술이 국내 유통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삼성SDS의 AI(인공지능)와 머신러닝(빅데이터 활용) 기술도 쇼핑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강남 활성화 전략도 내세웠다. 강남 삼성동에 면세점을 운영함으로써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Duty-Free 벨트'를 완성해 서울 중심부를 관통하는 관광축을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PT(프레젠테이션)가 진행된다. /김유진 기자
한편 관세청은 14일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발표 시연을 마친 뒤 15일부터 17일까지 본격적으로 지역별 입찰 PT(5분)와 질의응답(20분)을 진행할 계획이다. 1시 10분 현대면세점을 시작으로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순으로 발표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