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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발목 잡은 어음제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중소기업중앙회와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어음제도 폐지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윤호중 국회의원, 최운열 국회의원, 이의현 금속조합 이사장, 길재욱 한양대 교수(왼쪽 네번째부터)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어음제도를 단계적으로 없애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신 '상환청구권 없는 매출채권 팩토링제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어음제도 폐지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송혁준 덕성여대 교수는 '약속어음제도와 어음대체제도의 한계와 폐지 방안'에 대한 주제발제에서 "어음을 발행한 대기업이 도산하면 어음을 받은 중소기업도 줄도산 위험에 놓인다"며 "(대기업의) 어음 남발과 고의 도산 가능성이 있는데도 영세기업이 어음제도로 피해를 본 경우 이를 구제할 현실적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어음제도는 기업 자금융통의 한 방법으로 여러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수탁기업이 거래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어음을 주고 대금 지급을 연기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이 존재한다. 특히 대기업 등으로부터 어음을 받은 중소기업이 이를 할인하면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곧 해당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흑자도산, 연쇄도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 교수는 "현행 어음제도를 유지한다면 어음의 연쇄부도를 부추길 수 있는 어음보증제도를 연대보증제도와 같이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엔 어음 대체제도인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나 기업구매자금대출 등 기존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활성화하고, 상환청구권 없는 팩토링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종관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경영혁신연구원장은 '상환청구권 없는 매출채권 팩토링제도' 도입을 통해 어음제도를 폐지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어음을 담보로 한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의 경우 어음 발행자(물품 구매 기업)가 만기 결제일에 납품대금을 결제하지 못할 경우 은행에 대출금을 갚아야하는 의무(상황청구권)가 납품기업에 돌아간다.

발행기업이 부도·법정관리·워크아웃 등으로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면 결국 납품 중소기업이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한 원장은 이 때문에 상환청구권이 없는 팩토링(팩토링 회사가 외상매출채권을 매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돈을 빌려주는 단기금융제도) 제도를 미국처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최근 조선·해양업종 구조조정과 건설경기 침체로 어음 피해가 늘고 있다며 어음제도의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어음제도를 일시에 폐지할 경우 오히려 외상 거래가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단계적인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외환위기 때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어음으로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어음 대체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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