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금리가 장기적으로 완만히 상승하면 기본적으로 보험산업의 수익성과 실질적 건전성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성장성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금리확정형(최저보증이율 적용 부채 포함) 부채 비중은 손해보험이 57%, 생명보험이 59%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에 의해 자산운용이익률이 부채부리이율에 비해 높게 상승하면서 이차역마진 완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현행 제도상 금리 상승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은 하락하나 오는 2021년 시행 예정인 부채시가평가제도 기준으론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다수 보험회사의 실질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에 비해 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성장성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조정의 후행성으로 저축성보험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해약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단 보장성보험은 가격 하락에 의한 일부 수요 증가가 가능하나 보험산업은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아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다만 문제는 현 경제 상황에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라고 지적한다.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으로 보험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 성장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조용현 연구위원은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을 급격하게 증가시킬 정도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다면 보험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중산층의 보험수요 급감과 해약 증가로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래이익이 높은 계약 중심으로 해약이 증가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대출·부동산, 회사채 등 위험자산의 부실화로 재무건전성 역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용자산 중 대출채권 비중./보험연구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보험산업 대출의 신용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위기 감내 여력이 과거에 비해 감소한 점도 우려됐다.
조 연구위원은 "무위험의 약관대출 비중이 줄고 부동산담보대출과 대체투자 관련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손보사의 대출리스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급등 시 현행 RBC비율이 빠르게 악화되어 자본확충이 필요하나 일부 보험회사는 자본확충 여력이 부족하여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은 보험회사들은 충격이 클 것이며 적기시정조치(RBC비율 100% 미만)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RBC비율이 200% 미만인 회사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세 차례가량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국내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장기적인 큰 폭의 금리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보험사는 보수적 리스크 관리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금리 급등에 따라 실물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데 특히 RBC비율이 낮은 회사들은 위험자산 투자 확대를 지양하고 자본확충을 충분히 실행해야 한다"며 "오는 2021년 도입이 예정된 부채시가평가제도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충실히 실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