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신응환 NH농협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서준희 BC카드 사장.
올 연말과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부분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을 펼쳐 연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올 초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업계 전반에 걸친 각종 악재에 최근엔 정치적 사안까지 더해져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한 차례 인사 태풍이 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는 아니지만 규모 면에선 이에 못지 않은 NH농협카드의 경우 최근 농협금융 인사를 통해 신응환 NH농협카드 사장의 이달 말 퇴임을 결정했다.
신 사장은 당초 연말 인사 태풍을 비껴갈 것으로 예측됐다. 농협카드 정보유출 사태를 성공적으로 수습해 고객 신뢰회복을 이끌었음은 물론 'NH올원 시럽카드' 등 상품을 히트시켰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 역시 임기동안 9.75%(2013년)에서 10.97%(2015년)으로 꾸준히 상승시켰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받아 지난 3월에는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18년 3월 31일로 임기가 연장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농협은행이나 농협중앙회 내부인사가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카드 출신이던 신 사장에서 다시 농협 출신 내부 인사로 바뀌면서 카드 사업부의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내년 1월 27일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삼성그룹이 매년 12월 초 실시하던 정기 임원인사를 무기한 연기함에 따라 당분간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은 최근 청문회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미래전략실 해체와 '최순실 사태'에 따른 특검조사 준비 등에 비상이 걸려 정기 임원인사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취임한 원 사장은 3년 연속 삼성카드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이익 2837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10% 가량 실적을 증가시켰다. 내부 평가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은 오는 30일 임기가 종료된다. 우리금융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서 유 사장 역시 연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민영화의 영향으로 사장 임기가 '2년 만기-1년 연임'에서 '1년 만기-1년 연임'으로 바뀌면서 지난해 취임한 유 사장의 경우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당초 올 연말이던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우리은행 민영화 문제로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까지 연장되면서 유 사장의 연임 여부도 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는 유 사장 재임 기간 중 미얀마 등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기순이익 역시 유 사장 취임 전인 지난 2014년 891억원에서 올 3분기 누적 924억원으로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3월 선임, 올 3월 연임이 결정된 바 있는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오는 3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서 사장은 임기동안 실적 성장을 이끈 사실이 높이 평가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BC카드의 누적 순익은 1355억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했다.
서 사장은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향후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 다수 CEO가 최선의 노력으로 실적 성장을 견인함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며 "다만 이미 한 차례 연임한 CEO가 많고 향후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