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의 트렌드는 '경기 불황 및 저성장 고착화로 인한 가성비 확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발간하는 유통 전문지 월간 리테일매거진은 지난 1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유통·제조업계 임직원 2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20일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2.7%다. 지난해에 이어 2%대 성장률이 고착화 됐다. 가계 부채는 지난 3/4분기 기준 1300조원에 육박했다. 하반기 시행된 김영란법 여파는 소매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됐고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가성비 중시 트렌드는 더욱 확산됐다고 협회측은 설명했다.
가성비 제품이 호응을 끌자 유통업계는 자사만의 PB(Private Brand)강화에 나서며 차별화된 가치를 선보였다.
지난 8월 이마트는 자사 PB를 중심으로 한 노브랜드 단독 로드숍을 개점했다. 가성비가 올해 핵심 소비 트렌드로 부각된 만큼 이에 최적화된 PB 전문 매장을 선보인 것이다.
노브랜드 매장은 PB 확대, SKU 압축, 불필요한 비용 제거 등 하드 디스카운터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매장운영부터 인력까지 저비용 구조를 취하고 상품 가성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의 성장도 가성비 트렌드와 맞물린다.
지난해 말 이미 3만점 시대를 연 편의점은 올해도 출점 속도를 높이며 CU에 이어 GS25까지 단일 점포 1만호 시대를 맞이했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17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20조 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편의점 성장세에는 1인 가구 전용상품과 PB 개발 등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과 GS25 경우 올해 2사분기 기준 담배 매출을 제외한 전체 매출에서 PB 매출 비중이 35%대를 돌파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설도원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부회장은 "경기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주류로 자리잡았다"며 "이에 따라 유통 및 제조업계는 가격대비 고품질 상품의 소싱 및 개발을 확대하는 등 소비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한 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