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올해 마지막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올 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최순실 게이트' 등을 겪은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 회의에서 다가오는 2017년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디지털시티에서 각 부문장과 해외법인장, 사업부 임원 등 400여명이 모여 내년 경영전략을 세우는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글로벌전략회의 분위기에 대해 "내년엔 잘하자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전영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도 "새해에 열심히 해야죠"라며 내년 결의를 다졌다. 다만 글로벌전략회의에서 나온 사업계획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전략회의에서 나온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올해 3분기까지 8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 일등공신으로 올라선 김기남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내년 실적 전망 질문에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내년 사회공헌 확대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억원을 기탁한 윤주화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은 내년 사회공헌이 늘어날지 묻는 질문에 "많이 해야지"라고 답했다.
반면 미래전략실 사장단의 표정은 굳은 상태였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이미 19일과 20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이 조사를 받은 상황이다.
성열우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은 이 부회장의 출국금지, 장충기 사장의 피의자 신분 전환 등의 질문에 일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종중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말을 아낀 채 회의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사장단은 '한국의 미래-전망과 대책'을 주제로 한 공병호 경영연구소장의 강연을 들으며 국내외 사업 변수를 고민했다. 육현표 에스원 사장은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선 실용적인 지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며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감상을 들려줬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4차 산업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탁월한 성과를 내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