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과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각사
21일 단행된 2017년도 SK그룹 인사에서는 두 명의 부회장이 탄생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와 조기행 SK건설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58세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가 최태원(56) SK그룹 회장보다 어린 CEO로 교체되는 와중에도 SK하이닉스 대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와 실적 개선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박 부회장이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래 지난해까지 사상최고 실적을 3년 연속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D램 가격 하락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황이 되살아나며 V자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과거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혔던 SK하이닉스가 부활한 것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박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박 부회장은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마친 뒤 1984년 현대전자산업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했다. 1992년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대전자산업이 하이닉스반도체로 바뀐 뒤에는 미국생산법인, 연구소장, 연구개발 총괄 등을 역임하며 R&D 분야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2011년 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된 후에는 SK하이닉스 연구개발 총괄부사장을 맡았고 2013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D램 분야에서 업계최고 전문가로 평가되는 정통 엔지니어인 박 부회장은 경영에서도 안정적인 능력을 보였다. 박 부회장은 현재 제 10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SK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손꼽히던 조기행(57) SK건설 사장도 체질 개선과 흑자 전환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 부회장은 1981년 선경(SK)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그룹 내에서 줄곧 재무구조 개선 업무를 맡아왔다.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와 SK에너지에서 활동하며 2003년 SK사태 극복에 기여했고 SK 투자회사관리실 재무개선담당 상무와 전무, SK네트웍스 경영서비스컴퍼니 사장, SK텔레콤 GMS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경영지원담당 사장으로 SK건설에 합류한 조 부회장은 경영기획과 사업지원·재무·주택·건축부문을 총괄했다. SK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 3조5403억원, 영업이익 1327억원, 당기순이익 3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22.1%, 당기순이익은 420.5% 증가한 수치다. 3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더욱 뚜렷해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4% 늘어난 565억원, 당기순이익은 66.7% 늘어난 17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던 해외 프로젝트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터키 투판벨리 석탄화력발전소, 사우디 와싯 가스플랜트 프로젝트의 경우 전체 공정률이 99%를 넘어섰다. 2014년 수주한 캐나다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도 전년부터 정상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만 1조원에 달하는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으며 아파트 'SK뷰'도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에서도 SK건설은 9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