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농원에서 한 가족이 셰프와 함께하는 건강한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상하농원
최나연 선수가 '빨간모자 쓴 1865'를 선보이고 있다./금양인터내셔날
유통업계, 연말 맞이 이색 퍼네이션 활동 눈길
유통업계가 연말 대목 잡기와 함께 이색적인 기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단순 성금 모금이나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즐거운 체험이 곧 기부가 되는 '퍼네이션(Funation)'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퍼네이션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로 즐기면서 기부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를 의미한다. 기부의 액수보다는 대중들이 기부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다양한 형태의 퍼네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연관된 즐겁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공헌까지 연결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참여자들도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기부활동에 즐겁게 동참함으로써 기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상하농원, 건강한 김장 체험에 기부까지
전북 고창에 있는 '상하농원'은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농어촌 테마공원이다. 최근 상하농원은 김장철을 맞아 농원 내 한식 전문 요리사와 함께 '건강한 김장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체험 가족당 1포기씩 모두 100여포기를 장애인 복지시설인 '아름다운마을'에 기부했다.
가족 단위의 김장 체험 행사라고 하면 한두 포기 정도 담가보는 맛보기 체험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상하농원에서는 우리나라 김장 문화에 대한 이해부터 싱싱한 김장 재료를 고르고, 맛있는 김치를 담그는 방법까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친절히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가족이 직접 먹을 김치를 고사리 손으로 담그며 재미도 느끼고, 농원 인근 지역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활동을 통해 스스로 나눔의 참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교육 효과까지 거뒀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농원을 테마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연중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김장철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김치도 담궈보고, 정성이 담긴 김치로 주변의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 기획했다"고 전했다.
◆금양인터내셔널, '사랑의 빨간모자 만들기' 캠페인
취미활동으로 즐기는 뜨개질을 사회공헌 활동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와인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이 7일부터 빨간모자를 쓴 '1865'를 연말 한정으로 선보였다. 와인에 씌워진 이 모자는 소비자가 만든 것으로 1865 사회공헌활동 '사랑의 빨간띠 캠페인, 사랑의 빨간모자 만들기'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뜨개질 키트를 신청한 소비자가 완성된 빨간모자를 반환하면 회수된 모자를 1865와인에 씌여 1개 당 2000원을 소아암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865 브랜드 앰버서더 최나연 프로골퍼도 지난해에 캠페인 시즌2에도 동참했다. 최나연 선수는 "소비자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1865 사랑의 빨간모자 캠페인을 늘 응원해왔다"며 "빨간모자를 쓴 1865 와인을 통해 소아암환우를 도우면서 연말 지인들과의 모임을 맛있게 즐길 수 있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빨간모자를 쓴 1865는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8개 매장 (롯데백 본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 무역점, 현대 압구정점, 롯데마트 서울역점, 롯데마트 잠실점, 이마트 양재점, 이마트 용산점)에서 판매된다.
◆이니스프리, DIY 뮤직박스 만들고, 기부도 하고
화장품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뮤직박스를 만들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내고, 청각장애우를 위한 기부도 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마련했다.
이번 캠페인은 '그린 크리스마스'로 '나의 즐거움이 누군가를 위한 따뜻함으로'라는 모토로 모두가 함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연말에 진행되어 올해로 7번째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2014년부터는 누구나 쉽고 즐겁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DIY 콘셉트의 키트를 크리스마스 리미티드 에디션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우드통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는 '그린 크리스마스 DIY 뮤직박스'를 출시했다. 루돌프,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3가지 디자인의 나무 조립판을 직접 조립하고 원하는 대로 색칠해 뮤직박스를 완성할 수 있는 DIY 키트다. 판매금의 일부는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청각장애 아동의 치료와 교육을 위한 기부로 이어질 예정이다. 루돌프, 산타, 트리 DIY 키트 콘셉트의 일러스트를 입은 이니스프리 베스트셀러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더 그린티 씨드 크림 대용량과 세컨드 스킨 마스크 세트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브랜드 활동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 기부에 대한 동기 유발과 재미를 일순위로 고려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캠페인으로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