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유통 결산③] 매 분기 '적자' 면세점…총 13개까지 늘어
올해도 '면세점 전쟁'이 어김없이 진행됐다. 백화점과 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의 한계를 느낀 각 유통 대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이 면세 사업에 참여한데 이어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도 후발주자로 나섰다.
이들이 매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 올해도 면세점은 늘어났다. 지난해 월드타워점을 수성하지 못한 롯데면세점이 특허권을 다시 따냈고 신세계는 강남점에 면세점을 또 오픈한다. 현대백화점도 면세사업에 처음 나섰다. 서울 시내에만 면세점이 총 13개에 달하게 됐다.
◆야심찬 오픈 그러나 '적자 행진'
지난해 7월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이 각각 면세 사업을 획득했다. 이어 11월에는 신세계면세점(명동점)과 두타면세점이 면세점 사업권을 얻어내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터웍스 워커힐면세점이 탈락했다.
면세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은 연이어 면세점을 단장해 오픈했다.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 63은 지난해 12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두타면세점은 지난 5월에 각각 문을 열었다.
화려한 출발과 달리 올해 모든 업체들은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누적 매출은 오르고 있지만 영업 손실도 늘고 있어 수익성 문제가 제기됐다.
금융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HDC신라면세점이 2287억원, 신세계면세점이 1212억원이다. 하지만 여전히 영엽 손실이 계속되고 있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영업 손실은 167억원, 신세계면세점은 372억원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과 두타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지난 3분기까지 1068억원의 매출과 30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아직까지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서기에는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두타면세점은 따로 매출을 공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3분기까지 영업 손실이 약 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타면세점은 앞서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이라는 공약을 내걸어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폐점 시간을 새벽 2시에서 저녁 12시로 앞당겨 사실상 심야 영업 자체는 중단했다.
◆ 면세점 서울에만 총 13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 사업이 고속 성장하고 있어 면세점 경쟁은 치열했다. 한국 면세시장 매출액은 최근 5년 만에 약 2배이상 늘었다. 2011년 5조4000억원을 기록하던 면세점 매출은 2012년 6조3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 2015년 9조2000억원으로 연이어 상승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 10조원 돌파가 전망되고 있다.
면세점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올 연말 서울 시내 면세점은 또 늘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다시 면세 사업에 돌입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도 각각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면세점은 최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강남'에 들어선다.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에 면세점이 들어서 집객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로서 서울에만 면세점이 총 13개가 들어서게 됐다. 고속 성장하는 사업이니 만큼 각 경쟁업체들의 '나눠먹기'가 시작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소공점과 코엑스점에 이어 월드타워점까지 운영하게 되면서 업계 1위를 여유롭게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면세점은 장충동 신라호텔에 있는 면세점과 용산 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을 운영하며 2위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강남점 사업 확장으로 신라의 뒤를 이을 전망이다.
면세 사업에 정치적 요인도 존재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보복으로 중국에서의 한한령 등이 내려져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면세점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정치적인 상황도 녹록치 않고 경쟁업체들은 늘고 있어 내년에도 면세 사업은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