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앞으로 여건이 만만치 않을 부문들도 있다"며 "위기에 대비해 건전성 유지와 자본확충을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권 행장은 27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8년 기업은행에 들어와 여성 최초 지역본부장, 여성 최초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에는 여성 최초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여성 최초'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행장 임기를 시작했지만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로 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권 행장은 "거대한 변화가 이뤄진 시기를 맞아 성장의 규모보다 질을 우선하는 다른 자세로 대응했다"며 "업종을 넘나들거나 관행을 무너뜨리는 변화와 혁신을 도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노력 끝에 기업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원 클럽에 다시 진입했고, 지난 9월에는 연결기준 총자산이 300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점유율도 22.8%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아쉬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정부가 추진한 금융공공기관 정책과 올해 파업 등의 과정에서 여러분이 갈등을 빚고 상처를 받게 된 점, 더 속 시원히 사정을 말씀드리고 자주 이해를 구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모든 원망을 내게 돌리고 남은 분들은 갈등과 상처를 딛고 다시 한마음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1978년 첫 직장으로 기업은행에 들어와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은행장의 역할을 마칠 때까지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시간이 흘렀다"며 "돌이켜보면 기업은행은 제 인생의 전부였고 은행원 역시 제겐 천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직원에게 감사를 전하며 "은행은 저를 이만큼 자라게 한 둥지였다"며 "여러분의 선배로 돌아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기쁘게 지켜보겠다"고 이임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