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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세 훌쩍 넘어 성공한 재취업,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협력센터 대회의실에서 '제4회 재취업 성공수기 시상식'을 개최했다. 양해식(장려상), 신시영(우수상), 강태석(최우수상), 배명한 협력센터 소장, 배정연(우수상), 김현정(장려상)씨(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대기업에 34년 근무한 뒤 명예퇴직한 강태석씨(61). 강씨는 정년을 5년이나 앞둔 2010년 당시 일하던 조직이 축소되는 바람에 준비도 없이 명퇴라는 쓰디 쓴 맛을 봤다. 평생을 바쳐 일했던 회사에서 졸지에 쫒겨난 신세가 된 강씨는 재취업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허사였다. 그러다 신경성위염까지 얻었다.

먼저 퇴직한 선배의 강력한 권유로 정보통신기술사 자격증에도 도전했지만 난이도가 높아 취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포기했다.

기회는 소리없이 찾아왔다. 지인의 소개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계약직으로 CCTV 설치 업무를 하던 강씨는 현장안전관리 시스템을 유심히 살펴봤다. 관심을 두니 길이 보였다. 산업안전기사를 따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그때였다.

"'나는 가장이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앞섰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1차 시험은 단번에 통과했다. 하지만 현장일과 공부를 같이하다보니 2차 시험은 준비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다. 일감이 많지 않은 겨울을 이용해 다시 책을 폈다. 2차 시험을 통과하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강씨가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나이 55세였다. 얼마나 쓸지도 모를 자격증을 따고 일자리를 찾아 돌아다녔다. 하지만 또다시 고난의 연속이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나이' 때문에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던 강씨는 결국 지방에 있는 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주임으로 입사하는데 성공했다.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요즘 소방설비기사를 따기 위해 또다시 도전을 하고 있다. 시간이 훌쩍 지나 환갑 나이에서다.

최우수상 수상 강태석씨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주관한 '제4회 재취업 성공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강태석씨의 이야기다.

협력센터 산하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지난 11월 중순부터 약 20일이 걸쳐 40세 이상 중장년들의 재취업 성공수기를 공모해 총 6편의 당선작을 선정,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오십 중반의 나이가 훌쩍 넘어 다시 일을 시작한 강씨의 재취업 성공비결은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그가 쓴 수기의 제목은 '나는 다시 일어섰다'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0세 이상 실업률은 2.1%로 15세 이상 전체(3.4%), 15~29세 청년(8.5%) 실업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산업 구조조정과 기업들의 인력조정 등으로 40~50세 장년층이 대거 조기 퇴직에 나서면서 이들의 고용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대부분은 전통적인 산업군에서 일하다 나온 사람들이어서 신산업 중심의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장년층 이상이 단순노동 중심으로 일자리를 찾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배명한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장은 "나이장벽으로 인해 중장년들의 재취업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이번 수기 수상작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우수상 수상 배정연씨



우수상을 받은 배정연씨(56)는 대기업 사무직에서 일을 하다 불가피하게 퇴사를 한 뒤 셔틀버스 운전기사로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 하지만 배씨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까지 1년여 간의 시간 동안 일용직, 요양보호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특히 이 기간 지원한 곳만 300여 곳이 넘는다.

배씨는 "퇴사 당시 대학생이던 딸과 아들이 모두 휴학을 해야했다. 아버지는 오히려 자식을 걱정하다 쓰러지셨다. 학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마치고 곤히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며 하루하루 원망과 좌절의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면서 "마음을 잡기 위해 새벽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퇴사 후)화이트칼라만을 고집했던 것이 욕심이었음을 깨닭고 눈높이를 낮춰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후 배씨는 건설현장 자재납품 배송업무, 요양보호사 등을 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리고 버스 면허도 새로 취직했다. 결국 배씨는 백석문화대학교 셔틀버스 운전기사 취업에 성공, 현재까지 8개월째 대학생들을 싣어나르는 버스를 몰고 있다. 그가 이번에 쓴 수기의 제목은 '절망을 딛고 감사함으로'다.

우수상 수상 김현정씨.



역시 우수상을 수상한 김현정씨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10년 넘게 디자인 일을 해왔지만 애 둘을 낳으면서 경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둘째를 출산하면서 일을 접었다. 그런데 동시에 우울증이 찾아왔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후 시간 부담이 적은 학습지 회사를 오가며 5년을 일했다. 하지만 디자인만큼 재미가 없었다. 다시 일을 그만뒀다.

그후 김씨는 전문역량을 갖추기 위해 북 디자인 과정과 전자책 출판, 편집디자인과정을 각각 수강하며 취업준비에 전념했다. 원하던 디자인회사에 재취업했지만 기쁨도 잠시.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3개월만에 일을 그만둬야했다.

포기할 수 없었다. 마음을 다잡고 이번엔 가구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3시간 넘는 분임토의 테스트와 면접을 거쳤지만 문턱이 높았다. "여기서 그만둘 수 없었다. 면접에 통과하기 위해 관련 카페에 가입했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열심히 준비했다. 다시 한번 같은 회사를 노크했다. 그리고 취업에 성공했다." 김씨의 말이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관심, 노력으로 그녀는 이젠 가구회사 직원이 됐다. 수기 제목처럼 한참 움츠려있으면서 준비하다 멀리 뛴 개구리가 된 셈이다.

이외에도 이날 수기 공모전에선 25년간 몸담았던 건설사에서 나온 후 부동산 석사학위를 취득해 부동산 관련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신시영씨가 우수상을, 대기업 15년과 개인사업 10년 등을 거쳐 지금은 한 제조기업에서 아들뻘 되는 직원들과 일을 하고 있는 권병화씨와 공기업에서 정년 퇴직한 이후 한 식품회사에서 인턴으로 시작했다 경영진으로부터 공장장으로 영입을 제안받아 업무를 하고 있는 양해식씨가 각각 장려상을 받았다.

협력센터측은 총 51편이 응모한 이번 수기전에선 '실직의 역경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재취업 성공요인은'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게 기술했는가' 등을 심사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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