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2016 LoL 올스타전' 현장에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다사다난했던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있다. 올해 수많은 게임이 출시돼 인기를 얻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장수(長壽)' 게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많은 게임이 단명하기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3년 가까이 된 작품이 꾸준히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저력을 보여줬고 출시된 지 십 수 년이 지난 PC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로 부활하기도 했다. 2016년 게임업계 수명 기준을 바꾼 장수 게임들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PC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임이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는 2009년 10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였고 국내에서는 2011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국내에 출시됐을 당시 국내 시장은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 일인칭 슈팅게임(FPS)과 캐주얼 게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는 다양한 유저들의 입맛을 공략하며 국내 게임 시장을 정복할 수 있었다. MOBA는 RTS에 RPG와 FPS 특성을 녹인 장르로 유저들이 일부 게임의 커스텀 모드로 만들던 부류다. 일부 게임사들이 관련 게임을 내놓기 시작하며 장르의 하나로 굳어졌다.
출시 시기로만 봤을 때 이미 인기가 사그라졌어야 할 리그오브레전드는 203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이 2009년 출시된 게임은 마그나카르타2,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2, 심즈3, 디아블로3 등이 있다. 이들 게임 대부분이 후속작으로 대체된 가운데 리그오브레전드는 올해 5월 출시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와도 꾸준히 1·2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게임업계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장기 흥행 비결로 활발한 e스포츠를 꼽는다. 과거에도 프로리그 등 대회가 있긴 했지만 소수 마니아만 경기장을 찾는 수준에 그쳤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대학생과 직장인, 여성 등 아마추어가 참여하는 대회체계를 구축해 e스포츠 대중화에 앞장섰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롤 PC방 토너먼트를 개최했고 지난해 '롤 대학생 배틀', '레이디스 배틀', '롤 직장인 토너먼트'를 추가하며 에코시스템을 완성했다. 프로 리그를 지망하는 이들을 위해 '롤 클럽 시리즈', '롤 챌린저스 코리아'를 구축했고 국내 최상위 리그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 세계 대회인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게임을 즐기거나 e스포츠에 관심을 두는 이용자가 늘어나며 캐릭터 상품을 팔거나 전시회를 여는 등 게임 콘텐츠를 게임 밖에서 즐길 수 있는 방안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