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따뜻한 금융, 행복한 한국] (3)윤종규 KB금융 회장
"KB금융그룹의 네비게이션은 어디로 향해야 합니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취임 이후 항상 묻는 질문이다. 지난 2014년 취임 당시엔 KB금융을 재건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고, 취임 3년차인 지금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갈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실험적 조직개편+안정추구 인사
윤 회장은 취임 당시 2가지를 말했다. 취임 당시 'KB 사태'로 조직의 상처가 깊었다. 따라서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의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것이 과제였다. 다른 하나는 KB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짧은 기간이었지만 취임 때 약속한 두 가지를 위해 정말 쉼없이 달렸다"며 "현대증권을 KB의 한 가족으로 맞이해 그룹의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2일에는 통합 KB증권이 출범했다. 지난 2년간 보험과 증권부문을 확충했으니 이제 윤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둘 부분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이뤄진 조직개편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윤 회장의 의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부문에서의 지주,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체제를 발표했다. 특히 은행 WM그룹에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KB증권과 대칭 형태로 만들어 양사 간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실험적인 조직개편을 위해 인사는 안정을 추구했다. 당초 큰 폭의 물갈이가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7개 계열사 중 4개 계열사 사장은 연임됐고, 나머지 3개 계열사도 내부 임원으로 충원되거나 전 대표가 다시 복귀하는 식이었다.
물리적인 거리 좁히기도 진행중이다. 여의도에 계열사들이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는 'KB금융타운' 청사진은 이미 마련됐다. 오는 2020년까지 통합 사옥을 건립키로 하면서 지난해 3월에는 옛 대한지적공사 부지를 인수한 바 있다.
◆'리딩뱅크'라는 멋진 집으로
윤 회장의 모든 행보는 하나의 목표로 향한다. '1등 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의 탈환이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리딩금융그룹'이라는 멋진 집으로 복귀하기 위해 열심히 터를 닦고 기초를 다져 왔다"며 "이제부터는 든든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어야 한다"고 목표를 가감없이 밝혔다.
실적으로는 한 발 바짝 다가섰다. KB금융의 지난해 실적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6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가량 증가했다. 최근 5년래 최대치다.
연간으로는 순이익 2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2조4474억원으로 신한지주 2조6488억원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전년인 2015년 순이익은 신한지주와 KB금융이 각각 2조4460억원, 1조7273억원이었다.
앞으로의 리딩뱅크 경쟁은 누가 디지털화에 먼저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 모바일 생활금융과 멤버십 서비스인 '리브(Liiv)', '리브 메이트(Liiv mate)'를 비롯해 해외에서의 '리브 캄보디아(Liiv Cambodia)' 출시 등 '디지털 KB'는 이미 하나씩 실행되고 있다.
윤 회장은 "디지털 변화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의 희망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올해부터 KB가 디지털금융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계열사가 지혜와 역량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윤 회장은 취임 당시 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화목하고 단합한다는 사자성어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직원들에게 협력을 강조했다. 올해는 신년사를 통해 모든 것이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만유심조(萬有心造)'를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지만 전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지혜를 모으면 헤쳐나갈 수 있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