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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왕성한 식욕 '중국 자본'...국내 기업 사냥꾼?

# 2016년 10월 13일. 서강준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판타지오가 중국의 JC그룹에 팔렸다. 판타지오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상장사 가운데 중국과 자본 제휴가 없었던 유일한 회사였다. 웨이지에 JC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전략 발표회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한·중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한 신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경제 분야에서 한·중 양국의 교류가 침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양국은 문화, 테크놀로지, 의료, 금융, 교육, 첨단 제조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전망하고 있다. 더욱 좋은 협력 기회를 찾아 양국 경제 협력과 발전을 촉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왕서방(중국 자본)'이 황소개구리 처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에 터를 잡은 중국 기업이 2778개나 된다. 한국시장이 아닌 중국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기업 투자와 인수회사도 많다.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이나 글로벌 무대서 한국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끌다 보니 한국 이미지를 빌려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이 많아진 탓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해외 인수합병(M&A)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에 세운 기업 2010년 후 1754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 해 중국이나 홍콩 국적의 투자자가 '5%룰'에 따라 지분 5% 이상을 새로 취득하거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분 변동을 신고한 건수는 20여 건이 넘는다.

웹젠, 소리바다, 넥스트아이, 한국콜마, 처음앤씨, 디지털옵틱, 덱스터 등이 먹잇감이었다.

웹젠은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2%가 중국 게임사 아워팜 계열의 '펀게임'에 팔렸다. 소리바다는 상하이ISPC의 자회사로 홍콩 소재 유한회사인 ISPC로 넘어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ISPC의 지분은 5.61%이다. 연예기획사 심엔터테인먼트는 중국의 화이&조이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최대 주주가 바뀌었다. 사명도 화이브라더스로 바뀌었다. 특히 기업 체질까지 바꾸면서 자회사인 뷰티풀 마인드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 제조 및 유통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자본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적자 기업들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자본이 한국기업 사냥에 나서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단기간에 앞선 국내 기술력과 브랜드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 목적도 경영 참여를 통한 기술과 브랜드 활용이 대부분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2010년에 단순 지분투자 비율이 79%, 경영 참여 비율이 16%였는데 지금은 지분투자 52.9%, 경영 참여 47.1%로 판도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기업들은 중국 자본을 반기고 있다. 대부분의 코스닥 상장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자본력이 취약하다. 중국 자본을 유치하면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질 뿐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척 또한 한결 쉬워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큰 손들의 문의가 많다"며 "국내 기업 오너 입장에서도 최대주주 지분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고도 국내에서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왕성한 식욕, 중국 자본

금융시장에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차이나머니는 지난해 안방보험이 국내 생명보험업계 8위인 동양생명을 인수,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도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중국 자본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점이다.

2005년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했을 때 4년 만에 손을 떼고 떠나면서 '먹튀' 의혹이 일었다. LCD업체 하이디스도 2002년 중국 비오이(BOE)에 매각됐지만 4년 만에 부도 처리되면서 핵심 기술과 일자리만 잃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허위 공시로 검찰에 고발된 중국원장자원 처럼 심심찮게 자본시장을 흔드는 사례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자본의 성격 자체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그룹인 태자당(太子黨) 자금이 흘러들어와 한국 기업을 자금 세탁 경로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 '자본 차익을 노린 핫머니다'라는 식의 미확인 루머도 심심찮게 떠돈다. 그러나 법으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업종이 아니라면, 중국 자본을 차별대우할 근거도 없다.

비상장사로 눈을 돌리면 중국계 자본의 공세는 더 무섭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시하는 '외국인투자기업 정보'에 등록된 중국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통계가 집계된 지난 91년 7월 1일부터 1월 9일 사이 우리나라에 중국인이 세운 기업 수는 총 2778개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인이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국내 기업을 사들이거나 직접 한국에 공장 등을 차려 세운 법인 등을 모두 합한 수치다. 특히 한국에 세워진 중국 기업 중 62.81%인 1745개는 2010년 이후에 세워졌다. 지난해 이후에는 365곳이 한국땅에 터를 잡았다.

자본시장연구원 최순영 연구원은 "중국의 급격한 자본유출과 이로인한 외환보유액의 감소는 중국 당국이 해외 M&A 속도를 조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제로 중국 당국이 중점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해외 M&A의 유형에 대한 심사 및 승인 과정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경우 국내 M&A 시장에도 일정수준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계론…금융시장 판 흔들 수도

채권 시장에서도 중국 자본은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국이 올해부터 환율 통화 바스켓에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등의 비중을 낮추고 한국 원화 등을 추가하면서 원화 채권 매수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KB증권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이 원화 보유를 위해 외환보유고 3조달러의 10.8%를 원화채권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3240억 달러(380조원) 규모의 원화채권 매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미 국채의 4분의 1을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걸핏하면 "미 국채를 팔아치우겠다"고 '협박'하는 것 처럼,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차이나 머니의 급속한 유입은 국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약발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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