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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환율급등...은행 힘들게 번 돈 환차손으로 까먹나

자료=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로 시중은행들이 외화(달러)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원화값이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오른다는 것. 이는 시중은행들의 달러부채에 대한 부담을 동반해 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달러 자금의 경우 환율 급등시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각 은행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실적도 걱정이다. 영업으로 번 돈을 환차손으로 까먹게 생겼다. 특히 해외 지점이 상대적으로 많은 KEB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 해외 빚 77억달러

일반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은 2016년 3·4분기 말 현재 105.8%이다. 이는 전년 말(106.7%) 보다 0.9%포인트 낮지만 우수한 편이다. 또 모든 은행들이 외화유동성비율이 규제기준(85%)을 웃돌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달러 값이 오르면서 시중은행들은 빚 부담이 걱정이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 빚 부담은 늘 수밖에 없다. 연초 1100원 안팎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 한국물은 309억 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해 326억 달러 보다 소폭 줄어 든 액수다.

이 가운데 1~6월 사이 만기 도래액이 190억 달러로 집중돼 있다. 월별로 보면 1월(43억달러), 4월(43억달러), 5월(34억달러)에 상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별로 만기도래 물량은 수출입 은행의 외화채권이 1~2월에 34억 달러의 만기가 돌아온다. 산업은행은 8월에 21억 달러, 한국가스공사는 4월에 10억 달러가 예정돼 있다.

업종별로는 국책은행의 외화채 만기가 125억 달러(40%)로 가장 많다. 이어 일반은행 77억 달러(25%), 공기업 56억 달러(18%), 일반 기업 32억 달러(10%) 순이다.

통화별로는 G3통화가 263억 달러(비중 85%)로 가장 많다. 이는 올해 261억 달러( 80%)보다도 늘어난 곳이다. 이 중 달러화 만기도래액이 234억 달러로 76%를 차지한다.

해외 지점이 많은 은행들의 고민은 더 깊다.

A은행 관계자는 "달러가 지금 처럼 치솟는다면 일부 은행들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어 자금조달 비용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돈 빌리기도 더 힘겨워질 전망이다. 미국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쟁적으로 돈을 풀던 세계 주요국이 내년에 잇따라 '돈줄 죄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가산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중국의 금융시장 악화는 아시아 역내 채권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 김효진 연구원은 "신흥국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교역신장세 둔화 등 실물경제와 글로벌 자금흐름 양면에서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으므로 경쟁물량 대비 발행규모, 만기, 통화 등에서 투자자 수요를 충족시켜 투자유인을 높이는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영업으로 번 돈 환차손으로 나가나

지난해 6월 30일 1164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9월 30일 1096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약 6%(68원) 하락했다. 덕분에 시중 은행들은 8000억원 규모의 외환파생이익을 얻었다. 지난해 1·4분기(4000억원)와 2·4분기(3000억원) 실적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하나은행은 이 기간 1254억원의 외환파생이익을 거뒀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690억원, 300억원 규모의 외환파생이익을 냈다.

딱 여기까지 였다. 은행들은 4·4분기 실적은 물론 올해 환율이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이 4분기에 1000억원 가량의 환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까지 100원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김수현 연구원은 "하나은행은 중국법인 등 해외법인 설립 과정에서 외화 표시 통화의 출자로 인해 매 분기 원·달러 환율에 따라 환이익 혹은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규모 면에서 기업은행의 해외 지점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환 민감도 또한 상장 은행 중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건전성은 안전한 걸까. 일단 지난해 3·4분기 나와 있는 지표만 놓고 보면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4.76%, 기본자본비율은 12.08%, 보통주자본비율은 11.66% 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지표일 뿐이다.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다면 외화자산의 부실규모에 대한 원화 환산액은 눈덩이처럼 증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6개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규모는 65억 달러 규모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시중은행의 BIS 비율은 평균 0.15% 하락한다는 추정도 있다. 결국 안정적 BIS비율 확보를 위한 자본 확충에 필요한 돈도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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