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17년 금융위 업무계획 중 금융개혁과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근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신탁시장 관련 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신탁'을 종합자산관리 수단으로 키울 수 있도록 진입기준은 완화하고, 수탁범위는 사실상 모든 재산이 가능하도록 확대된다.
지난 2014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이후 금지된 금융지주 계열사간의 정보공유도 다시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금융개혁 5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신탁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710조4000억원이다. 전년도 말 601조2000억원 대비 100조원 넘게 급증했다. 그러나 금전신탁의 경우 머니마켓트러스트(MMT)나 정기예금이 절반을 차지하고, 재산신탁도 단순 보관업무에 머무는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저성장·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산관리 서비스가 필요해졌다"며 "신탁업법을 제정하는 등 규율체계 전반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신탁업의 진입장벽은 낮춘다. 수탁업 인가단위를 관리나 처분, 운용 등 기능별로 바꿔 자기자본 등 진입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다.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소규모 신탁전문법인이나 법무법인 등 새로운 신탁업자의 진입이 가능해진다.
수탁재산은 기존 금전에 제한됐던 것을 자산에 결합된 부채와 영업, 담보권, 보험금청구권 등까지 대폭 늘린다.
금융위는 올 상반기 중으로 신탁업법 제정안을 마련해 오는 10월 정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계열사 간 정보공유가 다시 추진된다. 지금은 내부 경영관리 목적으로만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2014년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태로 금지된 지 2년 만에 재추진하는 것이라 국회를 통과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무처장은 "금융지주 계열사 간 정보공유를 금지해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될 수 없다"며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회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분야의 금융개혁 추진과제로는 집주인의 동의가 없이도 세입자가 전세금 보장보험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