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전기/전자

삼성전자, 1위 차지한 북미시장 빨간불 들어오나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대형 유통매장 베스트바이에서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SUHD TV를 구경하고 있다. /오세성 기자



지난해 북미 생활가전 시장 1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1년도 채 못돼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미국에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지만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대비를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시장은 삼성전자 가전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기에 트럼프 정부의 견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시장 점유율 18.8%로 미국 생활가전시장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이 시장 1위로 오른 것은 같은 해 2분기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16.7%의 점유율로 1위 기업이던 월풀을 처음으로 제쳤고 3분기 점유율을 2.1% 끌어올리며 격차를 벌렸다. 북미 대표 가전 기업인 월풀은 3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16.3%로 2위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고 3위 LG전자(15.3%)에게도 1% 격차로 추격을 받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정체됐던 미국 가전 시장에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홍보 활동을 강화해 시장 1위에 올랐다. 세탁 도중 양말 등 작은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애드워시'를 선보이며 지난해 3분기 세탁기 시장 점유율을 19.7%로 확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미국에는 없던 개념인 손빨래를 적용한 '액티브워시' 세탁기를 내놔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냉장고 역시 지난해 IoT 기능이 더해진 '패밀리허브'를 내놓으며 시장 혁신을 견인해 3분기 연속 1위를 수성했다.

이달 초 기자가 미국에서 만난 삼성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기존 미국 기업들은 늘 똑같은 제품을 저렴하게 만드는 곳, 삼성전자는 크고 작은 혁신을 지속하는 프리미엄 기업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가 오래 지속되긴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이어진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의 중국산 가정용 세탁기에 52.5%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판매해왔다.

ITC가 52.5%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자 삼성전자는 북미 수출용 세탁기 생산을 베트남 공장으로 옮겼다.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는 월풀을 비롯한 미국 가전업체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미국 업체들은 지난해 미 상무부에 덤핑 조사를 요청했다. 같은 해 7월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예비관세 111% 부과조치가 이뤄졌고 최종 52.5%가 부과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생산기지를 옮겨 관세 부과를 피했지만, 현지 업체들의 덤핑 조사 요청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강화되고 있어 이러한 조치는 시간벌기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도 TV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덕에 멕시코 공장 생산품이 미국에 무관세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국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 등에는 직접 멕시코 투자 철회를 압박하기도 했다.

국경세가 부과될 경우 삼성전자의 멕시코 공장 역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가전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멕시코에 우선적으로 관세를 적용한 다음 다른 지역으로 관세 조치를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미국 내에 생산기지를 둬야만 불이익 없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남기며 생산기지 이전을 적극 유도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내 생산기지 건설 등의 대응을 검토 중이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신규공장 건설에 최소 수천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지만 주요 경영진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시장 교두보인 멕시코 공장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압력이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라면서도 "북미지역에 대한 사업 검토가 시급하지만 지금은 손을 댈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012년에도 미 상무부는 자국 기업의 편을 들며 무리하게 반덤핑 관세 부과에 나섰다. 당시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승소 판정을 받으며 겨우 무산시켰다"며 "노골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국내 기업들의 지위는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남겼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