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특검의 기업인 수사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장성숙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박용주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앞줄 왼쪽부터)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놓고 특별검사가 삼성 등 대기업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부정부패를 차단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제도적 기반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50여 년간 중후장대한 산업을 주도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이참에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중소기업 중심의 구조로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계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올해를 전체 사업체수의 99.9%, 종사자수의 87.5%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만드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범중소기업계가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단체협의회(중단협)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중단협은 기자회견 서두에서 "(특검의)기업인 수사 과정에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사는 신속하게, 최소한의 범위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중단협이 밝힌 입장문 제목도 '경제를 생각해 특검의 기업인 수사 최소화해야'였다.
언뜻 보기엔 주요 대기업들이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수사에 대해 중소기업계가 국민 정서와 달리 대기업 편을 드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계가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그 뒤에 있었다.
중기단체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오랜기간 사업을 해 온 기업인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중앙회장으로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주요 기업인들이 검찰 수사, 국회 청문회, 그리고 최근의 특검 수사까지 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법적 유무죄를 떠나 정경유착이 아직도 있었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정치인이나 정부 관계자 할 것 없이 (모두)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말해왔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서운하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재벌개혁은 (이참에)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법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바른 경제가 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가 룰을 바꾸면서 고전하고 있는 신지애 선수의 예를 들었다.
LPGA가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신지애 선수에게 불리하도록 롱코스로 바꿔 신 선수 입장에선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50년간 우리 경제는 대기업형 구조였다. 대기업이 금융까지 독식하면서 낙수효과는 없었다. 대기업이 강성노조에 밀려 임금을 올려주면서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을 쳐다보지도 않게 됐다. (이제)틀을 바꿔놓으면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재벌 개혁이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지위고하를 떠나 죄가 있다면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기 전에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심각하게 저해하거나, 옥죄기식 기업 수사로 인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