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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한숨 돌린 재계, 반기업 정서 넘어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재계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반(反)기업 정서'가 큰 상황이어서 재계가 이 같은 반기업 정서를 어떻게 넘을지 고민에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오전 6시 15분께 서울구치소 문을 나와 미리 준비돼 있던 체어맨 차량을 타고 자택이 아닌 삼성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지난 밤을 사내에서 보낸 임직원을 격려하고 중요 현안을 챙긴 뒤 귀가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고 삼성은 전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판사는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박영수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히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조의연 판사는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 관계와 부정한 청탁"을 언급하며 특검이 주장한 대가성에 의문을 던졌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 일가 지원에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협조 등의 대가성이 있다는 시각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검의 주장보다 "박 대통령의 강요로 부득이하게 자금을 출연했을 뿐"이라는 삼성 측 주장이 타당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속은 피했지만… 이미지 타격 심각

최순실 게이트 이후 삼성의 경영 시계는 멈춰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4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세계 주요 경영인이 만나는 테크서밋에 초청 받았지만 출국금지와 특검 조사로 초청인 가운데 유일하게 불참했다. 중국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도 참석하지 못할 전망이다. 사장단 인사는 물론, 하만(HARMAN) 인수 진행과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등 내부 당면 과제들도 산적해 당분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를 지켜본 국민들이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430억원대 뇌물공여, 97억원대 횡령,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SK, 롯데, CJ 등 다른 기업으로의 수사 확대도 공언한 상황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이며 출연금 규모는 774억원에 달한다. 삼성 외에 현대차(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한화(25억원) 등이 거액을 출연했다.

때문에 삼성은 큰 고비를 넘겼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 관계자는 "향후 재판을 거쳐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을 들여야겠지만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면서도 "그간 과정에서 삼성 브랜드가 입은 타격을 회복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지난 18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30대 기업 CEO 간담회 자리에서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는 상황에서 기업은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재계의 심경을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최순실 반감, 기업이 뒤집어써…반기업정서 해외도 비슷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조의연 판사가 있는 서울중앙지법은 빗발치는 전화로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법원 대표 안내센터 측은 "전화량이 크게 늘었고 대부분이 조의연 부장판사실 연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도 기업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박 대통령의 비위행위에 기업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은 국민들에게는 열패감을 준 결정"이라며 질타했고 금태섭, 김두관 등 국회의원 30명이 모인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가칭)'은 이 부회장 영장을 재청구하라는 성명서까지 냈다.

이러한 움직임에 재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뿌린 격이 됐다"며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단순한 논리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가 반기업 정서로 전환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그는 "반기업 정서가 지속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을 더욱 옥죌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에 거론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대마를 놓친 특검이 보다 만만한 그룹으로 칼을 돌리고 거기에 반기업 정서마저 더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기업 정서는 비단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스위스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진짜 주제는 反엘리트 시대 부자의 생존법'이라고 비판한 일은 해외에도 폭넓게 퍼진 반기업 정서를 대변해준다.

최순실 게이트가 알려지며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이미지도 훼손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한국 기업들에 대한 특검 조사가 연일 외신을 타고 있다"며 "어렵게 쌓은 기업들의 신용도가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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