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바짝 다가왔지만 중소기업 2곳 가운데 1곳은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데다 원청업체가 판매대금을 제 때 주지 않아 자금에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은행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것도 '곤란하다'는 기업이 '원활하다'는 기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업체별로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2340만원으로 지난해의 2억1750만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필요자금 대비 32.7%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여금은 1인당 평균 73만원씩을 지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98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내놓은 '2017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인 48.5%는 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감소'(66.4%), '판매대금 회수지연'(35.7%), '원자재가격 상승'(24.7%), '납품단가 인하'(21.6%), '금융권 대출 곤란'(18.8%) 순이었다.
운영자금이 부족하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37.1%로 '원활하다'는 답변(12%)보다 무려 25.1%포인트(p)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작년(25.3%)에 비해서도 곤란하다는 업체가 11.8%p 늘어난 모습이다.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관행'(38.4%)이었다. 이외에 '부동산 담보요구'(28.9%), '신규대출 기피'(28.4%), '고금리(25.1%)' 등도 여전했다.
인천에서 플라스틱제조를 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은행 대출은 1년에 한번씩 연장을 하는데 올해와 같이 경기가 나빠 매출이 부진하면 곧바로 (은행으로부터)상환 요청이 들어온다. 대출을 할 때 담보나 보증서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같은 중소기업에게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들이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2340만원으로 지난해(2억1750만원)보다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족한 금액은 731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32.7%에 달했다.
중소기업들의 설 상여금 지급수준(평균)은 기본급의 58.1%, 또는 72만8000원이었다. 설 휴무계획은 나흘이 70.4%로 가장 많았다. 5일 휴무는 13.2%였다.
중기중앙회 이원섭 정책총괄실장은 "보통 설 명절이 되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올해는 설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고 중소기업인들이 호소하고 있다"면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처음 맞는 설 명절이고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에, 정치 불안까지 겹쳐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는데 이렇게 어려울 때 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이 먼저 나서서 중소기업들의 설 자금 문제를 해소해주는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