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데니쉬 식빵으로 유명한 '교토마블' 빵집을 백화점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
SNS를 통해 유행이 번지고 입소문으로 전파되고 있는 '동네빵집'이 백화점 식품관에 입점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급증하면서 동네빵집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공식을 깨는 기분좋은 반란이다.
백화점 F&B 사업은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미미하지만 '집객효과'가 우수하다. 집객효과는 물론 상생협력까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이 본점 식품관에 유명한 동네빵집을 맞아들였다. 지역상생은 물론 집객효과까지 기대하는 F&B 사업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일 무역센터점 지하1층에 '교토마블'을 백화점 업계 처음으로 입점했다. 교토마블은 서울 동부이촌동과 압구정동에 있는 유명 빵집이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하는 '64겹 데니시 식빵'이다. 12시간의 수작업을 거쳐 당일 제작, 판매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토마블은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를 통해 처음 선보였고 최근 정식으로 입점하게 됐다. 동부이촌동에서 당일 생산된 빵이 매일 3번에 걸쳐 입고되고 있다.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5시에 식빵이 매대에 오른다.
하프사이즈가 6800원~1만원 선, 풀 사이즈는 1만2900원~2만원 선이다. 오픈 이후 첫 주말 동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소비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대전에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대전의 유명빵집 '하레하레'를 오픈했다. 하레하레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제빵 월드텁에서 한국팀 최초로 우승을 거둔 이창민 제빵사가 운영하는 빵집이다.
바게트와 쑥감빠뉴, 레몬크로와상 등이 베스트메뉴로 꼽힌다. 천연효모를 사용해 저온 발효하는 빵으로 '건강빵'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앞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지하 식품관에 유명 지역맛집을 다양하게 입점시켜 왔다. 그 중에서도 디저트계 1인자로 꼽히는 빵집은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과 부산점, 인천점, 평촌점 등에 옵스(ops) 빵집을 대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 대표 명물로 유명한 옵스는 이미 전국구 스타로 성장한 사례다.
부산의 동네빵집으로 시작한 옵스는 백화점 식품관을 통해 서울 수도권 지역에도 여러 점포를 냈다. 현재 서울 수도권과 부산 지역을 합해 모두 1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일부 점포에 입점된 대구 명물 '삼송빵집'도 서울에서 인기다. 2015년 현대백화점이 판교점을 오픈하며 업계 최초로 수도권에 선보였던 삼송빵집은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백화점, 아울렛에 지속적으로 오픈해 왔다. 현재는 신세계백화점 일부 점포에서도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디저트시장 규모는 약 8조9760억원이다. 이는 전체 외식 시장의 약 10.7%를 차지하는 규모다.
디저트 중에서도 달콤하지만 작고 값비싼 베이커리(빵·케이크 등)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불황에도 '나를 위한 작은 사치'라고 여기며 소비자들이 스트레스 해소에 달달한 디저트를 즐겨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화점 지역빵집 출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골목상권에서 시작한 작은빵집에서 백화점 식품관 입점으로 이어지며 집객효과는 물론 상생협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네빵집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백화점이 제공하면서도 업체 입장에서는 집객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동네빵집이 대형화되는 만큼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등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