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장바구니 물가…"설 차례상 마련 무서워"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요 농축산물 23개 품목의 물가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중순 농축산물 가격은 평년보다 18%가량 높았다.
작년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 채소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 약 68%나 올랐다. 품목별로는 배추가 3030원(포기·도매가)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4배가 됐다. 무는 1721원(개)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배, 당근은 275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배 높았다.
쇠고기도 1만569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돼지고기는 487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인상됐다. 달걀은 10개에 2180원으로 1년 전보다 58.5%나 올랐다.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으로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23만5000원인것으로 나타났다. 니는 지난해보다 약 1만원 오른 수치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물품(4인 가족 기준·35개 품목)을 구매하면 23만5000원이 들었다. 대형마트는 전통시장보다 6만원 더 들었다.
과일, 약과는 전통시장보다 마트가 저렴했다. 사과(5개)는 대형마트에서 1만9000원, 시장에서 2만1000원이었다. 배(5개)는 마트에서 2만1550원, 시장에서 2만2500원에 판매됐다.
채소와 육류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무, 배추 등 월동채소는 잦은 비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무는 개당 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0%, 배추는 1포기에 4500원으로 지난해보다 50% 상승했다.
한우는 사육 두수가 줄어 공급이 감소해 쇠고기는 600g에 2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 올랐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은 10개에 3300원으로 65% 상승했다.
수산물 중 조기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전체적인 굴비 선물 수요가 감소했다. 반면 수입산 부세 조기의 수요는 늘어났다. 수입산 부세 조기의 경우 3마리에 1만3500원으로 지난해보다 1500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0.79로,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농산물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4.8%나 올랐다. 차례상에 올릴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은 양파를 제외하고 대부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무 1개의 가격은 3096원으로 평년 1303원보다 2.4배 올랐고, 배추, 달걀과 돼지고기, 쇠고기 가격도 올랐다. 빵, 라면, 콜라, 식용유 등 가공식품도 줄줄이 인상됐다.
한편 국내 대형마트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피코크 제수음식 40여종을 선보이며 상품권 증정 행사를 준비했다. 피코크 시루 떡국떡(1.5㎏)을 3980원에, 피코크 한우 사골육수(1㎏)를 59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제수음식도 판매한다. 노브랜드 떡국떡(1㎏)은 1980원, 노브랜드 당면(1㎏)은 3980원, 노브랜드 진한사골곰탕(1㎏)은 3680원, 노브랜드 왕만두(980g)는 5680원에 판매중이다.
롯데마트도 소비자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설 제사용품 기획전'을 진행한다. 명절 상차림에 필요한 신선식품들을 준비해 '한우 국거리·불고기'를 엘 포인트 회원에 한해 3290원에, '밀양 얼음골 사과'를 6900원에, '제수용 밤'을 4900원에, '제수용 곶감'을 698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28일까지 '차례상 준비 상품전'을 실시한다. 오뚜기, 청정원, CJ 등 주요 브랜드의 차례상 준비 상품을 비롯한 생필품 180여 종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같은 브랜드 행사상품에 한하여 2만원 이상 구매 시 5000원 상품권도 증정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