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대량 충방전 검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배터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이 새로 도입된다. 전작 갤럭시노트7의 발화 현상으로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만회하겠다는 회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 도중 갤럭시노트7이 차기 스마트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 발표 시점을 최종적으로 조율하고 있다"면서도 "매년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발표는 MWC에서 해왔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매년 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다.
고 사장은 "그동안 전문기관에서 보내온 분석 자료를 보며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며 "배터리 안전 설계, 안전장치 설계 등을 갤럭시S8에 적용하고 있다. 품질과 소비자 안전은 한층 개선도니 제품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갤럭시S8은 오는 4월 경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1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대책을 갤럭시S8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지난해 8월 19일 출시하고 2주 후인 9월 2일 교환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단종 결정은 10월 11일 내려졌다"면서 "내부 분석은 11월 말에 마쳤고 개선안 적용은 10월 말부터 시작됐다. 시간적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8'에 갤럭시노트7 교훈 담는다
삼성전자는 700명에 달하는 개발자를 투입해 지난 4개월 동안 스마트폰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처음부터 점검했다. 여기에 더해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전문기관의 평가까지 받았다. 고 사장은 "협력사에 3500mAh 배터리를 요구했지만 제조 과정이나 내부 설계 같은 내용은 잘 알지 못했다"면서 "그간 점검 과정에서 배터리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됐고 TVOC나 해체분석, 엑스레이검사 등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TVOC는 배터리 누액 여부를 감지하는 검사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는 공통적으로 분리막이 얇았고 제조사에 따라 각기 다른 문제도 지니고 있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판과 분리막, 음극판을 차례로 덧댄 뒤 돌돌 만 것이다. 음극판과 양극판이 접촉하면 합선이 일어나지만 분리막이 둘을 차단하기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성SDI에서 공급한 배터리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우측 상단이 눌린 채 납품됐다. 이 때문에 얇은 분리막이 손상되며 발화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23일 미국 과학기술 분야 분석 전문 기관 Exponent가 공개한 삼성SDI 배터리의 눌림 현상. /오세성 기자
중국 ATL이 공급한 배터리에서는 비정상적인 융착돌기가 발견됐다. 양극판에 접지부인 양극탭을 붙이는 과정에서 '울트라소닉 웰딩'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구리가 녹으며 원뿔 형태로 올라왔고 이 뿔들이 분리막을 찢었다는 설명이다. 일부 제품에서는 절연테이프가 부착되지 않는 등 품질관리(QC)에도 문제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배터리 공급사는 유지… '업계 최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배터리도 이들 회사에서 공급받는다. 고동진 사장은 "이들 협력사와 다른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량품을 만든 협력사들의 책임에 대해서도 "안전성이나 검증하지 못한 포괄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면서 구상권 청구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배임죄 등 삼성전자 주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협력사와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배터리 공급사들에 대해 "생산량이나 개발 능력 등 리튬이온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회사"라고 평가하며 "삼성전자는 이번에 참여한 평가기관이나 배터리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단 등과 보조를 맞춰 문제 소지를 없애고 업계 전체의 배터리 안전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갤럭시노트7은 소비자에 판매 개통된 306만대 중 96%가 회수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기기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향후 회수 기기 처리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