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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TPP 탈퇴" 트럼프 행보에 미 진출 국내기업들 고민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보가 본격화됨에 따라 한국 산업계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하지만 특검 정국으로 각 기업들의 준비는 미진해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TPP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유무역협정이다. 일본, 베트남, 호주, 멕시코, 캐나다 등 12개국이 가입했고 지난 2015년 10월 협상이 타결됐다. TPP 합의안이 공식 발효되려면 각국 의회에서 승인이 이뤄져야 하는데 미국의 경우 새 행정부 출범과 맞물리며 비준이 보류됐던 상태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TPP 혜택을 보기 위해 베트남 등지에 진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법인은 2746개사에 달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은 TPP 발효 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생산품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여기에 법인세 면제 등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기업 유치 전략이 맞물리며 삼성·LG·효성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이 베트남에 활발한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휴대전화 조립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전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TV,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제품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LG전자 역시 베트남에 생산법인을 두고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이달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미국 생산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며 "세탁기 반덤핑 문제로 한국이 13.5% 고율(관세)에 맞고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갔다. 베트남도 그런 형태가 되면 우리가 어디로 가느냐"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에서 생산한 삼성·LG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각각 52.51%, 32.12% 확정했다. 이에 LG전자가 북미 수출용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겼지만, 결국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멕시코에 진출한 기업들의 상황도 악화일로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35%에 달하는 관세를 매기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진출 기업으로는 멕시코 티후아나, 게레타로 등에서 TV, 냉장고 등을 생산해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 중인 삼성전자, 지난해 9월 멕시코 스페케리아에 생산공장을 조성한 기아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앞세워 지난해 북미 가전시장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의 현지 관계자는 "미국 기업인 월풀은 저렴한 보급형 제품 위주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 제품의 가격이 더 높아질 경우 월풀과의 가격차이는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미국 내 몇 곳의 후보지를 고르고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연간 40만대의 수출용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는 멕시코 현지에 판매되고 80%는 미국을 중심으로 80개국에 수출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멕시코 공장에서 만든 차량에 35%에 달하는 관세가 부가될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멕시코 공장이 중남미용 생산기지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조지아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중복 지출에 대한 우려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신속한 투자 결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특검 정국으로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 오너들의 발이 묶인다면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없는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현 상황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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