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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은 좋은데… 위협적인 미·중 추격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이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국내 업계가 거세지는 미국과 중국의 추격에 긴장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경쟁에서 밀리면 회사가 퇴출되는 양상을 보여 왔기에 제 살 깎아 먹기 식 치킨게임이 재발할 경우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4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4조9500억원을 거뒀다. 같은 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조5300억원을 거두며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9888억원 대비 55%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시장은 내년까지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부족으로 D램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반년 사이 두배 가까이, 낸드메모리는 35% 가량 올랐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의 영향으로 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7.2% 증가해 3641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두 회사 모두 과실을 즐기기보다 다음 농사 준비에 힘쓰는 모양새다. 지난해 반도체 설비에 13조원 넘는 자본을 투입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안주하는 대신 하만 인수를 통한 전장사업 진출로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다만 올해 투자 규모 등은 정하지 못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7조원을 투자해 3D낸드 생산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이들 기업이 여유를 부리지 못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퇴출의 역사'를 지녔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 시장에는 수십 개 기업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샌디스크 정도만이 남아 있다. 2008년 공급과잉으로 D램 가격이 급락하자 반도체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제품을 팔아댔다. 그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0%. 하이닉스는 -28%, 마이크론 -35%, 이노테라 -39% 등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도 -14%라는 영업이익률을 냈고 대만의 난야는 -105%라는 기록을 세웠다.

치킨게임의 승패는 비교적 일찍 갈렸다. 2009년 독일의 키몬다가 파산했고 일본의 엘피다는 미국 마이크론에 흡수당했다. 이들 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지며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을 기존 40%대에서 50%로 확대했고 하이닉스도 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물러설 곳 없는 치킨게임의 생존자인 이들 기업은 치킨게임의 재발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추격 때문이다.

PC용 반도체 시장 명가인 미국의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IoT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스마트카, 스마트홈 등 관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이다. 중국 다롄 공장도 3D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라인으로 재편하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은 PC용 메모리 반도체 대신 자동차와 서버용 D램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생산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마크 더칸 마이크론 CEO는 "신산업 반도체에 역량을 더 집중하겠다"며 기술력과 생산능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정부가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71조원) 투자를 공언하는 등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추격도 매섭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700억달러(약 82조원)를 투자해 중국 3개 지역에 반도체 라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투자는 3D 낸드플래시와 D램에 집중됐다. 당초 미국 반도체 기업들을 인수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미 정부가 견제에 나서자 자체 투자로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낸드에서 5년, D램에서 7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분석하지만 투자 규모가 워낙 크기에 빠른 속도로 추격해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설비 구축과 기술 개발 등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비해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 등의 투자 규모가 워낙 막대해 안도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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