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볼트 출시에 LG 계열사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사진은 볼트 전측면 모습. /GM
제너럴모터스(GM)의 신차 출시에 LG 계열사들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의 수익 개선과 신사업 확대에 의미가 큰 차량이기 때문이다.
한국GM은 1일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볼트(Bolt)'를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볼트는 GM이 오랜 시간 전기차를 연구개발해 내놓은 제품이다. 1세대 대비 96개 줄어든 192개 배터리셀을 탑재해 배터리팩 하중을 10㎏ 줄였고 12% 효율 개선으로 89㎞에 달하는 순수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가솔린 엔진까지 사용하면 총 676㎞ 주행이 가능하다. 순수 전기차 모델인 EV도 올해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GM 볼트에는 LG전자 VC사업본부가 인포테인먼트 등 부품을,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배터리를 각각 공급한다. 순수 전기차 모델 볼트EV 역시 양사가 각각 구동모터, 전기 인버터, 차내충전기, 배터리팩, 급속충전통신모듈,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 핵심 부품 11종과 60㎾h급 배터리 공급을 맡았다.
두 계열사는 볼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에 지난해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GM 본사가 선정하는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돼 '오버드라이브상(Overdrive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적자를 낸 LG전자 VC사업본부와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입장에서는 볼트가 여러 악재가 겹친 국면을 전환할 카드일 셈이다.
지난해 LG전자 VC사업본부는 6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015년보다 51.3% 늘어난 2조7731억원을 기록했지만 정작 수익성이 1년 만에 뒷걸음질 친 것이다. VC사업본부 수익성 악화에는 인력 증가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규모 적자를 낸 MC사업본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당 인력이 VC사업본부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MC사업본부의 임직원 수는 5714명으로 연초 대비 17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VC사업본부에 간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말 3375명이던 VC사업본부 인원은 지난해 9월 말 4350명으로 975명 증가했다. 이로 인한 연간 인력 고정비 부담은 8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고정비 증가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볼트의 판매 호조와 납품 증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볼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중국 정부의 외국 배터리 기업 보조금 배제 문제가 자국기업 보호에서 사드보복으로 번지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강력한 정책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 세계 최대 시장이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여부에 영향을 주는 배터리업계 모범기준 개정안 기준에 국내 업체들이 충족하기 어려운 연간 생산능력 80억Wh를 추가했다.
중국 정부로 인해 현지 완성차 업체에 납품이 어려워진 LG화학은 결국 난징공장의 생산라인 가동률이 20%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맞았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전지부문의 적자도 493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볼트가 3만대 이상 팔릴 경우 LG화학이 볼트 배터리로만 매출 3000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한다. 납품처 선정에 보수적인 자동차 시장 특성 상 볼트의 흥행 여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줘 LG화학 배터리 공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GM 볼트가 LG전자 VC사업본부 매출의 15~40%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LG화학 전지사업 역시 올해 최대 화두가 볼트다. 특히 볼트EV 판매호조 여부가 LG화학 전지사업 성장동력 확보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전자와 LG화학은 각각 올해 VC사업부가 28~30%,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만 최소 3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