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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특검발 이재용 흔들기에 삼성 '불안'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전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오세성 기자



지난해 뛰어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너의 경영능력이 입증됐지만 외부 경영변수로 올해들어 2월이 시작됐는데도 삼성의 경영시계는 지난해에서 멈춰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오너는 항상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성적표는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2016년 연간 실적은 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으로 5년 연속 매출 20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2013년(36조79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무대행을 맡아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은 지난해 10월이어서 지난해 실적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첫 성적표가 된다. 첫 성적표로 그는 부친에 버금가는 경영능력을 드러냈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잃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제품 단종 및 고객 보상제도 등의 과감한 결단을 내려 한 분기 만에 위기를 극복한 점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삼성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를 조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처한 탓이다. 특검은 최순실 게이트 최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고자 삼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법원이 특검의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며 영장을 기각하자 "다른 대기업도 조사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바꿔 "삼성에 대한 추가 수사가 관건"이라며 삼성에만 매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검의 이러한 태도는 의문을 산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을 밝혀내겠다면 연관 기업을 모두 조사해 관련자들의 다양한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정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지금은 특검이라도 결국은 변호사다. 삼성에 매달리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에만 수사력을 투입하는 것이 '지은 죄'와 큰 연관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2009년 검찰에서 퇴직한 후 48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고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쳐왔다.

제 2의 김용철 변호사를 꿈꾸는 특검이 이 부회장에 모든 수사력을 동원하는 동안 삼성은 경영마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물론 올해 사업 계획 수립도 멈췄다. 사장단 인사가 중지됐으니 올해 신입사원 채용 등의 작업도 뒤로 밀려났다. 이 부회장이 출국금지되며 스위스에서 열린 포브스 포럼이나 중국 보아오 포럼도 불참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만찬에 초청장을 받았지만 가지 못했고, 인연을 이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지 못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행보와 중국의 사드보복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국가적으로도 뼈아픈 손실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삼성 사장단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매주 수요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수요사장단회의에는 삼성 계열사 CEO들이 모여 강연을 듣고 주요 현황을 공부한다. 기자들에게도 삼성의 사업에 관한 내용을 CEO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기회가 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사장단은 기자들의 요청에 여유롭게 답변을 줬지만 올해는 부쩍 말수가 줄었다. 대부분의 질문에 "모른다"며 회피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인다.

1일 역시 새벽부터 기다린 기자들이 인사 계획과 사업 현황, 시장 전망, 강연 내용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지만 사장단은 답변을 극도로 꺼렸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이 말을 아끼는 것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국인 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은 글로벌 경제 전망과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주제로 고려대학교 이종화 경제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이 부회장 체제 출범이 어려워질 경우 대안이 없다는 위기감도 크게 돌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삼성의 주력 사업인 전자·IT에 깊은 이해가 있을 뿐 아니라 해외 주요 인사들과도 폭넓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며 "삼성페이나 비브랩스 인수, 하만 인수 등 주요 사안에 이 부회장이 주도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외신 등에서 (새로운 오너로)다른 형제를 제시하거나 이사회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건 삼성 상황을 모르니까 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최악의 경우 계열사 CEO들이 각사를 이끌겠지만 그 권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의 경쟁력이 하락한다고 보면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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