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드림'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판로 개척하나
자각몽 소재로 한 신선한 스토리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한국 영화에서는 다뤄본 적 없는 참신한 소재와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뭉친 영화 '루시드 드림'이 2017년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다.
오랜기간동안 전세계적으로 연구 중인 루시드 드림은 일명 '자각몽'이라고도 한다. 꿈을 꾸는 중에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거나 처음부터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거나, 애초에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컨트롤하는 것 등을 일컫는다.
영화 '루시드드림'은 3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한 남자가 우연히 루시드 드림을 이용한 수사를 알게 되고, 이 수사기법을 이용해 아들이 사라진 그날의 기억을 돌이키며 범인을 추적하는 기억추적 SF 스릴러다.
2일 CGV압구정에서는 김준성 감독, 고수, 설경구, 강혜정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루시드드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김 감독은 "첫 장편 영화인데 좋은 배우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긴 후반작업을 거친만큼 기대감도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영화 속 주인공 대호는 부성애를 갖고 있는 인물이면서 판타지적인 모습이 필요했다. 고수 씨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 제안을 했다"며 "설경구 씨 역시 만났을 때부터 영광이었고, 강혜정 씨는 시나리오 속 소현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고 배우들의 섭외 배경을 밝혔다.
'루시드 드림'은 여타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설정과 소재를 통해 압도적인 긴장감을 그린다.
이번 영화에서 아이를 잃은 아버지이자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 역을 맡은 고수는 "시나리오를 펼치자마자 술술 읽혔다. 다 보고나니까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초조하고 손에 땀이 나더라"며 "그럼에도 너무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수는 아이를 잃기 전과 후, 입체적인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단기간에 체중 10kg을 증감하고 메이크업을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를 잃고 3년이 지난 후 대호는 분명히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쇠약해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캐릭터 표현에 집중했죠. 그런데 설경구 선배님이 계속해서 옆에서 뭘 드시더라고요.(웃음) 참느라 힘들었어요."
영화 '초능력자'에 이어 두번째 SF 장르에 도전하는 고수는 "'초능력자'에서 맡은 캐릭터는 내가 지금까지도 손꼽아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라며 "원래 SF 장르를 좋아하는데 비현실적인 상황이 연속되다가 현실적인 감정과 만나는 시점이 있다. SF 장르를 찍을 때는 그 지점 하나를 보고 쭉 달려갔던 것 같다. CG나 후반작업에 신경쓰기 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대호의 감정선에 충실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실제 슬하에 자녀를 뒀기때문에 자연스럽게 몰입이 됐다고.
설경구는 대호의 아들 민호의 실종사건을 맡았던 형사 방섭으로 분한다. 대호에게 연민을 느끼고 진전이 없는 수사임에도 포기하지 않는 인물.
"꿈 속의 단서를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발상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젊은 감독의 참신함을 믿고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이번 작품까지 총 세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맡았던 설경구는 "형사도 다같은 형사가 아니다. 강철중의 경우는 기승전결이 없는 인물이었고, '감시자들'의 형사는 정보를 넘겨주는 게 주였던 형사다"라며 "이번 '루시드 드림'의 방섭은 사건 해결에 집중하기도 하지만, 일단 대호에 대한 연민을 갖고 사건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인간적이고 때로는 계획적인 형사다"라고 차별점을 소개했다.
최근 흥행작들에 100억원의 영화 예산이 소요된 반면, '루시드 드림'은 59억원의 적은 예산이 들었다. 김 감독은 예산에 연연하지 않고 루시드 드림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상업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대중들이 어떻게하면 쉽게 받아들일지 고민을 거듭했다.
김 감독은 "눈이 높아진 대중을 고려해 후반작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가 SF적인 요소는 분명히 있지만, 아버지가 아이를 찾는 감정선이 돋보이는 영화다. 때문에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감정에 좀 더 집중한 영화다"라며 "CG 뿐만 아니라 음악 믹싱작업 등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다보니, 개봉일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해 논란을 일으킨 박유천의 출연 분량과 관련해서는 "역할 자체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히든 캐릭터라 편집을 거치지 않고, 스토리에 맞게 촬영분을 내보내도록 결정했다"고 전했다.
신선한 소재와 젊은 감독의 도전적인 연출, 그리고 연기파 배우들이 빚어낸 완성작 '루시드 드림'은 오는 2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