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협상은 난제이긴 하지만 매듭지을 기본 골격은 만들어졌다"며 "유가가 오르면서 현재 협상이 구체적인 안까지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과 소난골 협상이 상반기에 끝나기는 힘들겠지만 유가가 좀 더 상승하면 의외로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우조선, 소난골 협상 하반기 매듭짓나
대우조선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부족이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과 드릴십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배를 다 만들었지만 소난골이 인도를 해가지 않으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오는 4월에는 4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대우조선 해결을 위한 대전제는 확실하다. 국민 혈세를 더 쏟아부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어떻 상황이 되더라도 1년은 견뎌주었음 하는 것이 이 회장의 바람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도 대우조선의 수주잔량 66척이 완동되어 인도되면서 9조원의 재원이 국내에 상환됐다"며 "올해 수주잔량이 114척인데 정상적으로 완성되서 인도될 경우 23조원이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에 도움을 요청하겠지만 강제성이 없는 만큼 가능성은 낮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5년 6월말 이후 대우조선해양 관련 여신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산은은 시중은행들에 당시(2015년 6월말) 수준이라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올해 62.5조 자금공급…중견기업에 63%
산은의 올해 자금공급 목표는 지난해 61조원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한 62조5000억원이다.
특히 중견기업 육성은 자금을 확대했다. 중견기업 자금 공급 규모를 지난해 26조원에서 올해 29조원으로 늘렸다. 올해 총 자금공급 규모에서 63%를 차지한다. 신성장기업에도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한 2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하면 8000억원 정도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대우조선 자본 확충 등으로 전년에 이어 2016년도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연체율을 제외한 주요 지표는 모두 개선됐다.
대손충당금 비율은 2015년 78%에서 지난해 111%로 높아졌고, 부실채권(NLP) 비율은 2015년 5.68%에서 작년 3.56%로 낮아졌다.
한진해운과 STX중공업에서 1조원 안팎의 부실이 발생하면서 연체율은 지난해 1.52%로 전년 0.94% 대비 더 악화됐다.
대우건설 관련해서는 투명성 확보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그는 "회계법인들이 대우건설 장부에서 의구심을 모두 털어낼 수 있도록 전세계 사업장을 실사하도록 했다"며 "연결재무제표로 산은이 고통받을 부분도 상당하지만 이를 모두 감수하더라고 불확실성을 제거한 건강한 매물로 시장에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적정가로는 주당 1만3000원을 제시했다. 산은이 대우건설에 출자한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사모펀드(PEF)는 오는 10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산은캐피탈 매각은 당분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값을 받기 못할 바에는 좀 더 들고 있겠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산은캐피탈은 현재 상태에서 7000억원 이상 받아야 하는데 시장가격이 잘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매각보다는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해서는 다음달 중으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