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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북한/한반도

개성공단 중단 1년…받아도 걱정 '경협보험' 무슨 일이?

대규모 투자기업에겐 보험금 너무 적어, 재가동시엔 보험금도 뱉어내야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손실 일부를 보상해주기 위해 마련된 '남북경제협력보험(경협보험)'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보험금 한도가 정해져 있어 피해금액을 보전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다 나중에 공단이 재개됐을 땐 받았던 보험금을 고스란히 뱉어야 해 피해기업들을 두번 죽이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경협보험 제도개선 목소리에 정책 당국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공단 폐쇄로 유·무형에 걸쳐 업계 추산 1조5000억원이 훌쩍 넘는 천문학적 손실을 입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선 향후 공단 재가동을 염두에 둔다면 경협보험 실효성 제고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12일 통일부와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년전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피해기업들에게 지급된 경협보험금은 104개사에 걸쳐 29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한 곳당 28억3000만원 꼴이다.

지난해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한 이후 피해 기업 지원기준을 정하면서 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의 경우 2015년 결산서상 투자금액 대비 90% 수준에서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기업당 최고 70억원까지를 한도로 했다. 투자금액이 100억원이라고 하더라도 보험금은 70억원까지만 주겠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에 많은 돈을 투자한 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된 이유다.

A기업 대표는 "정부에 신고한 투자금액이 280억원이고, 회계법인을 통해 공식 확인된 금액이 180억원이다. 그런데 한도에 막히면서 보험금으론 70억원밖에 받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의 경우 실제 투자된 금액은 360억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기업도 공식적으론 128억원을 인정받았지만 보험금은 70억원밖에 받질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대위에 따르면 토지, 건물,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에 대한 개성공단 투자규모는 총 1조21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부(2587억원)와 공기업(2010억원)을 제외한 124개 민간기업이 투자한 돈은 5613억원이다.

개성공단에 있는 고정자산을 향후에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로 수출입은행을 통해 지급 완료한 경협보험금이 294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보험금이 투자금액의 52% 정도만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머지 피해는 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후하게 쳐줬다는 반응이다.

통일부는 지난 7일 밝힌 '개성공단 중단 1년 설명자료'에서 "대북투자는 해외투자에 비해 투자위험이 놓고 위험이 집중돼 '해외투자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정부가 '경협보험'을 별도로 만들었다. 또 경협보험은 지원율이 90%로 해외투자보험(60~80%)보다 높고, 보험료는 더 낮게(경협 0.6%, 해외 0.8%)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에 기업들이 낸 보험료는 14억원인데 이번에 기업들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3000억원 가량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보험료는 적게 냈는데 혜택은 더 많이 받아갔다는 것이다.

향후 개성공단의 문이 다시 열릴 경우 받았던 보험금을 다시 뱉어야 하는 것도 기업들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비대위가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83곳 중 63%는 공단 재개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기 수령한 경협보험·지원금 반납 문제'를 꼽았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폐쇄 결정을 내린 탓에 보험금과 지원금을 급하게 대체 생산지 등을 마련하는데 써버렸는데 고스란히 돌려줘야 한다는 것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C 입주기업 대표는 "보험금을 탄 기업이 다시 개성공단에 들어가면 보험금 전액을 돌려줘야 하는데 돈이 없으면 빚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늦게 갚으면 9%의 가산금까지 물어야 한다"면서 "결국 보험금도 빚이고, 정부가 준 지원금도 2%의 이자를 내야 해 역시 빚이다. 정부를 믿고 개성에서 사업을 한 것이 무슨 죄냐. 회사를 물려주려는 자식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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