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한국기업이라는 자부심과 한국거래소(KRX)의 삼고초려가 있었다."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국내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근거 없는 상장시비가 일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참여연대 회원 등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특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청와대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 상장 지원 의혹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수 년 간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해 정부가 코스피 상장 요건까지 변경했고, 그렇게 상장된 바이오로직스의 미래성장가치를 6조원대로 부풀려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한 근거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게 삼성 측의 해명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국민적 열망이 컸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최경수 전 이사장 등 한국거래소는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장 전 한국거래소 코스닥 관계자는 "시총 1위 기업이 될 수 있으니 일반적인 노력보다 10배 이상의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국가 전체를 생각해서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옳다"고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 유치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코스닥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상장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를 10조원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상장 후 상승 여력이 높았다는 뜻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의미 있는 실적이 나오기까지 수 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이들의 성장 잠재력과 미래에 창출할 수익 및 현금흐름에 주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주요 근거는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1·2공장이 2022년까지 가동할 물량을 이미 수주해뒀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공장은 2016년 반기 배치성공률이 100%를 상회하는 등 가시화된 성과를 내고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전문가들조차 '전기전자 중심의 대기업이 처음 해보는 바이오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보였지만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두각을 나타내는 바이오 CMO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부문이다. 향후 10년간 바이오의약품 성장률이 연평균 9.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바이오의약품 개발사들이 CMO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개발사가 생산 아웃소싱을 늘림으로써 비용 절감과 리스크 분산, 효율성 제고 등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신약 개발업체는 임상 실패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리 생산설비까지 구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자체 생산 시장은 연평균 8.1% 증가에 그치겠지만, CMO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5.1%를 기록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중 CMO 비중도 12.4%에서 2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도 업체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주관사들 사이에서는 과열 경쟁까지 벌어졌다.
지난 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주관사를 따내기 위해 국내외 증권사들은 당시 4일간의 황금연휴도 반납한 채 총력전을 펼쳤다.
당시 주관사 경쟁에 뛰어 들었던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톱클래스' 기업이 시장에 들어와야 다른 풀뿌리 기업까지 동반해서 상장하고, 이로써 증시도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 상장한 것을 두고 이제와 트집 잡는다면 어느 기업도 한국 증시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