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연체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한 농협은 연체율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과 신한,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을 조사한 결과 신한은행이 0.28%로 가장 낮았다. KB국민은행이 0.35%, KEB하나은행이 0.39%로 그 뒤를 이었으며, 우리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46%다. 농협은행은 0.59%로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은 0.47%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0.26%며, 기업대출 연체율이 0.66%다.
신한은행의 대출 연체율 0.28%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0.18%에 불과했으며, 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로 5개 은행들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저금리로 연체율이 하향되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연체율이 내려갔다. 지난해 4분기 신한은행의 대출자산이 이례적으로 감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영교 신한금융지주 전무는 지난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주택경기가 둔화됐고, 지난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하고 위험 대출 집단에 대한 금리를 인상해 의도를 가지고 가계대출을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KEB하나은행이 0.16%로 가장 낮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0%다.
주담대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0.26%로 안정세를 보였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0.46%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1%로 국내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치보다 높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소폭 낮아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다.
5대 은행 중에서는 농협의 연체율이 0.59%로 유일하게 국내은행 평균치를 웃돌았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40%로 다른 은행 대비 소폭 높았지만 연체율을 끌어 올린 주범은 기업대출이다. 농협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91%다. 조선과 해운업 관련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금리가 오름세로 접어들면 연체율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계마다 규모가 큰 주담대의 경우 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연체가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행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주담대의 연체율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담대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차주(대출자)의 부도확률은 0.04%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