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조원에 달하는 물량 폭탄에 은행권이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올해 만기를 앞둔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의 조기상환 때문이다.
14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발행됐던 안심전환대출 MBS의 콜옵션 행사가 2016년 4분기부터 본격 시작됐고 원금에 대한 중도상환이 올해 집중되면서 만기 및 중도상환 되는 규모는 약 1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은행이 작년 한 해 동안 순매수한 채권 규모(49조원)를 감안하면 만많치 않은 물량이 부담을 줄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올해부터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안심전환대출 MBS의 콜옵션 상환이 본격 시작된다. 2015년 발행한 안심전환대출 MBS 약 30조원 대부분을 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발행규모가 가장 많은 만기5년 MBS는 조기상환 옵션이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발행일로부터 16~21개월부터 조기상환이 시작되고, 최초상환이 시작되면 대략 12~14개월 만에 최종상환이 완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은행 입장에서는 당장 나쁠게 없다는 지적이다.
대출 증가율이 꺾이고 예금유입은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 투자 외에 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기 상환되는 MBS를 사들였을 때 은행별로 짜인 채권투자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어그러질 수도 있다. 시중은행 중에는 보유 채권 규모가 30조~40조원에 달하는 곳도 있는데, 조기상환되는 안심전환대출 MBS에 투자한다면 포트폴리오에서 MBS 비중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금리가 떨어져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문제가 없지만, 반대의 경우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MBS 매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은행이 매각에 나서면 채권시장 금리가 왜곡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조기 상환 부담도 걱정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에상보다 많은 물량의 콜옵션(발행자가 되사갈 수 있는 권리)이 행사된다면 포트폴리오 운용차원에서 은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에는 대출 증가율이 꺾이고 예금유입은 지속되고 있어 자산운용을 해야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채권투자 외에는 대안이 부재한 상태다. 은행의 매수에 힘입어 통안채 및 1~2년 국고채 등은 강세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