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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재벌이라 당하나"... 무리한 기업인 수사, 한국경제에 최대 리스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전 10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담담한 표정의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끼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도 10시 5분경 법원에 입장했다. 14일 박영수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결과, 대한민국 재계 1위 삼성은 잠 못 이루는 밤을 다시 맞았다.

특검의 영장 재청구로 삼성그룹은 1938년 창사 이래 최초로 오너가 구속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삼성상회에서 시작한 삼성그룹은 이병철 초대 회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에 이르기까지 오너가 구속된 일은 없었다. 오너가 구속될 경우 경영이 마비될 수 있기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정당한 방어권을 보장받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는 17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비상근무체제 속에 대응 논리 마련

삼성 미래전략실은 특검의 영장 재청구가 처음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특검의 무리한 법 적용을 조목조목 지적해 대응할 방침이다. 특검은 지난달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5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에는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 혐의가 추가됐다.

삼성은 법무팀을 중심으로 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이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일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삼성이 재청구된 구속영장의 기각을 기대하며 대응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기업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앞에서는 고용 증진과 각종 규제 법안에 어려움을 겪고, 뒤로는 정권 등의 압력에 시달렸는데 이제 모든 책임을 기업에 씌우려 한다는 시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다음 선거로 누군가가 또 집권하지 않겠냐. 하지만 이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며 "경총 부회장의 지난 발언이 특검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재계 "서열 1위라 시범타 맞은 것"

지난달 18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 참석해 고용을 늘려달라는 장관의 요구에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고 기업이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이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심지어 외교까지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기업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이 많다"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기업의 부담을 심화시키는 여러 입법 활동이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당시 간담회에는 기업 CEO가 2명만 참석하며 재계의 냉담한 시각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난 최순실 청문회도 돌이켜보면 재계, 그 가운데에도 삼성 청문회였다"며 "한국에서는 기업인이 죄인"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다른 기업에 비해) 삼성이 특별한 혐의가 있다기보다 재계 서열 1위니 맞은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며 "삼성이 (특검에) 꺾인다면 과정은 각기 다르겠지만 다른 기업들도 그에 준하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 사기가 국기와 함께 찬바람을 맞으며 휘날리고 있다. /오세성 기자



◆개혁하려는 삼성 발목 붙잡나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거대 권력'이라며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통상과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통상 구속영장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을 때 발부하지만 이 부회장은 그럴 우려가 없더라도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개혁의 중심인 이 부회장을 구속한다면 삼성은 그들이 주장하는 '거대 권력'으로 계속 남게 된다. 삼성을 거대 권력이라 비난하고 차별하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거대 권력을 탈바꿈시키려는 이의 발목을 붙잡는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가 되는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스타일 도입에 힘을 쏟아왔다. 복수의 삼성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은 '삼성 공화국'이라는 표현에 질색한다"며 "청문회장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앞장서 공언하고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은 2008년 이건희 회장이 물러나고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 직무를 대행하며 폐지됐다. 미래전략실이 다시 들어선 것도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GE와 같은 경영 스타일을 본받으려 하고 '스타트업'화를 추진하려 하지만 정작 지금 상황은 그럴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며 "법치국가에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개인의 방어권을 보장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선진화된 경영 체제를 갖추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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