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받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50만주의 행사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다음달로 끝나지만 행사가격이 지금 주가보다 무려 2배나 높아 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톡옵션은 기업에서 임직원에게 자기회사 주식을 일정한 수량과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인 주식매수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스톡옵션을 통해 기업은 직원에게 자회사 주식의 취득 기회를 줘서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 또 회사 성장을 직원과 공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시하는 인센티브 제도 가운데 하나다. 스톡옵션 인센티브를 받은 직원은 일정 기간 이후 스톡옵션 권리 행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해 이를 주식시장에서 팔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주식 시세보다 높을 경우 행사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싼 가격에 회사 주식을 매수해서 낮은 가격에 주식시장에서 팔 수 없어서다.
16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다음달 말로 행사기간이 끝나는 스톡옵션은 모두 54만9490주다. 외환은행 시절인 지난 2010년 3월 10일과 2010년 3월 30일에 부여된 물량이다.
다음달 10일에 행사기간이 끝나는 물량이 31만2350주, 다음달 30일까지 행사할 수 있는 물량이 23만7140주다.
장명기 전 외환은행 부행장이 9만6150주의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고, 이상돈 전 외환은행 부행장도 7만5370주를 보유 중이다.
당시 정해진 행사가격은 각각 1만3200원, 1만3500원이다. 그러나 합병에 따른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 간의 주식교환비율 0.1894302를 적용한 행사가격은 각각 6만9682원, 7만1266원이다.
현재 하나금융 주가가 3만50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행사가가 현재 주가보다 2배 가량이나 비싸다. 하나금융 주가가 지난해 저점 대비 70% 가까이 올랐지만 행사가와의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하반기 행사기간 만료가 돌아오는 2010년 8월과 9월 부여된 스톡옵션도 상황은 비슷하다. 조정된 행사가격은 각각 6만5459원, 7만1266원으로 행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2011년 8월 이후 부여한 스톡옵션은 당시 외환은행 주가가 하락하면서 행사가가 기존 대비 낮다. 하나금융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탄다면 향후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도 있다.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나금융의 목표주가는 3만6000~4만6000원이다.
주식교환비율에 따른 조정 행사가격 기준으로 2011년 8월 10일 부여분은 4만8038원, 8월 26일 부여분은 4만4871원, 9월 2일 부여분은 4만3435원이다.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2019년 9월 2일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톡옵션 행사 기간이 끝나는 경우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권리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2011년에 부여한 스톡옵션의 경우 향후 주가가 오를 경우 스톡옵션 행사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3월 외환은행의 스톡옵션제를 폐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