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운명의 날'을 맞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깊숙히 개입한 것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해체 비난까지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내부적으로 마련한 쇄신안과 조직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이날 정기총회를 열고 회장 추대, 예산·회비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조직 해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회비의 80% 가량을 담당하는 주요 4대 그룹이 최근까지 모두 전경련에서 탈퇴한 가운데서도 재계 안팎에서 차기 회장을 폭넓게 물색한 것이 스스로 문을 닫지 않겠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앞서 대선주자 8인에게 '전경련 해체'에 대해 질의해 전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6명이 해체에 찬성했다. 나머지 2명 중에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사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정당 후보가 아니라며 공개 답변을 거부했다.
상당수 대선 주자들의 의견대로 해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경련 조직의 대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11곳 모두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삼성, LG, SK도 그룹과 계열사 모두 현대차에 앞서 탈퇴했다. 이들 4대 그룹은 2015년 기준으로 전경련 연간 회비 492억원 가운데 77%인 378억원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회원으로 가입해있던 공기업 등도 줄줄이 탈퇴를 한 터라 전경련은 자칫 수십억원의 회비로 연명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앞서 전경련은 2월 임기를 끝으로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후임을 물색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경제부총리 등을 역임한 고위관료까지도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이미지가 바닥까지 실추된데다 주요 기업이 모두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 회장 자리를 고사한 상태다. 일부에선 손경식 CJ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전경련 해체 촉구 결의안 처리를 시도했지만 법안소위 단계에서 주춤했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전경련 해체 촉구 결의안을 '전경련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 촉구결의안'으로 수정하자며 사실상 해체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