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향하는 제약사
국내 제약사들이 베트남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 이유는 바이오·제약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2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제약시장 규모는 약 47억달러(약 5조317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가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 제약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1%씩 성장해 70억달러(약 7조919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베트남의 연간 1인당 의약품 지출액는 약 45달러(약 5만원)로 세계 평균인 180달러(약 20만원)과 비교해 1/4 수준이다. 태국 90달러, 중국 110달러, 싱가포르 200달러와 비교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베트남 제약 시장은 성장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인구는 약 1억명에 근접한다. 특히 최근 베트남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일반의약품, 비타민과 식이보충제, 체중관리식품, 전통의약품 등의 판매액이 두 자릿수 판매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베트남은 세계에서 암환자 발병률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다. 이에 베트남인들은 암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비타민 및 식이보충제 제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
또한 베트남 인구의 절반이 30대 미만 인구로 이들이 40~50대 중년층이 되면 ,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현재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2020년까지 사회건강보험 가입 비율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극 베트남 정부는 국내 제약사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에 대한 공공입찰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LG화학,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동국제약 등 8곳 제약사의 정제, 연고제, 백신 등의 의약품에 대해 입찰등급을 2~3등급으로 상향했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의약품 공공입찰 시 등급이 낮은 업체보다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품목 범위도 확대된다.
이는 의약품 분야 국제협의체인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효과다. 세계 46개국이 가입됐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7월 가입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는 베트남 내 의약품 공공입찰에서 5등급으로 분류돼 의약품 수출에 어려움이 겪었다.
다만 베트남 진출 시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베트남 제약시장은 수입품 의존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자국 생산 제품 장려 정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현지 생산업체들의 병원 의약품 조달을 위한 입찰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베트남 제약시장 진출하려면 의약품과 의약품 원재료에 관한 외국인 영업 라이선스를 우선적으로 획득해야 한다"며 "또한 베트남 내 유통 및 판매를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 유통업체와 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 대표사무소가 없다면 현지 유통업체에게 베트남 내 자유 판매를 위한 등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